북한산 잣 중국에 헐값 수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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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중국인들에게 인기가 많은 북한산 잣이 요즘 헐값에 수출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쟁적으로 너무 일찍 잣을 채취하는 바람에 쭉정이가 많이 섞여있기 때문이라고 소식통들은 지적했습니다.

중국에서 김준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유엔 대북제재의 영향으로 북한의 수출이 위축되고 있는 가운데 그동안 외화벌이 효자상품의 하나로 꼽히던 북한산 잣이 한창 중국에 수출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그런데 올해의 북한산 잣은 중국에서 제값을 받지 못하고 헐값에 수출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최근 이같은 소식을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전한 중국의 한 대북 무역 상인은 "중국에 들여오고있는 북조선 잣에 쭉정이가 너무 많이 섞여있기 때문"이라고 그 이유를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북조선에는 가공시설이 열악해서인지 들여오는 잣은 대부분 도정을 하지 않은 것들"이라며 "채 여물지 않은 잣을 채취한 것이라 쭉정이가 30%가량 섞여있다"고 말했습니다.

잣의 껍질을 육안으로 보면 채 여물지 않은 것은 짙은 검은색을 띠지 않고 (껍질에) 하얀 빛깔이 섞여 있으며 이를 한 줌 집어서 물에 담가보면 (물 위로) 떠오르는 것이 채 여물지 않은 것인데, 이런 것들이 30%가량이나 된다는 설명입니다.

이처럼 북한산 잣이 채 여물지 않은 상태로 중국에 수출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외화벌이를 위해 주민들이 잣을 경쟁적으로 먼저 따내기 때문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 평안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은 "잣이 익기 시작하는 8월 중순만 되면 주민들이 서둘러 잣을 따내 기 시작한다"고 말했습니다.

한 주일 정도만 기다려도 쭉정이가 거의 없는 잘 여문 잣을 얻을 수 있는데 그렇게 하다가는 거의 모두를 도둑맞기 때문에 (잣 수확을) 서두른다는 설명입니다.

중국의 또 다른 대북소식통은 "그렇다고 군인들을 동원해 경비를 세우면 고양이에게 생선가게를 맡기는 격"이라며 "쭉정이가 생기더라도 빨리 수확을 하는 게 최선책"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중국에서는 잘 도정된 북한 산 잣이 쌀값의 30배 가량인 500그램당 100위안의 비싼 가격에 팔릴 만큼 인기가 높아 잣은 북한의 몇 안 되는 효자 외화벌이 상품의 하나로 꼽히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