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근 북한당국이 주민들에게 나눠준 개인 뙈기 밭에서 생산된 농작물을 거두어 가고 대신 협동농장에서 수확한 질 나쁜 농작물을 내어주고 있어 주민들의 원성을 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에서 김준호 특파원이 전합니다.
가을걷이가 한창인 최근 북한의 농촌에서 주민들을 분노케 하는 이상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최근 중국방문길에 나선 함경북도의 한 주민은 "개인 뙈기밭에서 생산한 농작물을 당국에서 강제로 거두어 가고 가져간 양만큼 협동농장에서 생산된 농작물을 대신 내어주고 있다"고 자유아시아 방송(RFA)에 밝혔습니다.
개인들이 정성 들여 농사지은 알이 굵은 감자나 질 좋은 강냉이 등을 강제로 바치게 하고 대신 농장에서 생산된 질이 떨어지는 작은 감자나 쭉정이투성이의 강냉이를 내어 준다는 것입니다.
이런 해괴한 일을 당한 주민들은 이해할 수 없는 당국의 처사에 분통을 터뜨리지만 마땅히 문제 제기를 할 곳이 없어 분노를 삭이며 당국을 원망하고 있다고 주민 소식통은 전했습니다.
일부 주민들은 "잡아갈 테면 잡아가라"면서 죽기살기로 보안원들에 대들지만 워낙 당국의 처사가 터무니 없다는 것을 아는지라 보안원들도 못들은 척 한다는 얘깁니다.
이 같은 터무니 없는 일이 북한 전역에서 일어나고 있느냐는 질문에 이 주민 소식통은 "그것은 확인하지 못했지만 다른 지역이라고 크게 다르겠는가"라고 반문했습니다.
평안북도에서 왔다는 한 주민소식통은 "각 기업소별로 나눠준 소토지에서 생산된 농작물에 대해서도 당국의 억지 수탈행위가 벌어지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매 단위 기업소에 나눠준 땅에서 소속단위 노동자들이 생산한 농작물에 대해 당국이 "70%는 국가에 바치고 30%는 기업소 노동자들에게 분배한다"고 약속했지만 이게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겁니다.
이 주민 소식통은 "올해는 농사 작황이 좋은데도 생산 목표치가 터무니없이 높은 탓에 생산량을 채우지 못한 기업소 노동자들이 돈을 갹출해 모자라는 양을 장마당에서 사다 채워놓아야 할 형편"이라고 그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이들 주민 소식통들은 "지방 관리들의 이 같은 주민 수탈행위를 중앙당에서도 알면서 모른 채 눈감아 주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앞서의 함경북도 주민은 이 밖에도 "중국에 나와서 남조선 텔레비전을 통해 2호 창고 비축미를 풀어 주민들에게 배급을 주었다는 보도를 보았다"면서 "내 자신 금년 초부터 지금까지 쌀, 강냉이, 감자 등 다 합쳐보아야 약 20kg 정도 배급을 받았는데 보도내용이 실제보다 과장된 것 같다"고 주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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