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주민, 김장 지나치게 많이 안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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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주민들의 겨울나기 준비에 가장 중요한 것은 김장과 난방을 위한 땔감마련이 꼽히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김치는 겨울철 반 식량이라고 해서 최대한 많이 담그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런데 최근엔 북한 주민들도 김장을 지나치게 많이 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중국에서 김준호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북한의 겨울은 춥고 긴데다 채소를 구하기 어려워 김장철만 되면 북한 주민들은 식구 수에 비해 엄청난 양의 김치를 마련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최근 중국에 나온 함경남도 주민 소식통은 "요즘엔 겨울철에도 돈만 있으면 배추나 무를 장마당에서 살 수 있기 때문에 예전처럼 미련할 정도로 김장을 많이 하지는 않는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이야기했습니다.

농촌주민들이 겨울철에도 개인 뙈기밭에서 재배한 배추나 무를 내다 팔기 때문에 돈 있는 사람들은 예전처럼 한꺼번에 김장을 담가야 할 필요가 없다는 것입니다.

"농민들 중에는 겨울에도 '비닐박막 온실'(비닐하우스)을 지어서 오이나 가지를 재배해 시장에 내다 파는 사람이 있다"면서 "장마당 경제가 활성화되다 보니 돈벌이가 되는 일에 발 벗고 나서는 농민들이 많이 생겨 났다"고 소식통은 설명했습니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연계를 가진 량강도의 한 주민 소식통은 지난 24일 "다음 주부터 농장원들에게 배추와 무를 분배할 예정인데 좋은 배추와 무는 군대에서 다 가져 가고 남은 것들이 농장원들에게 차례진다"면서 "이번에 내가 받게 될 채소의 량은 배추 150Kg, 무 100kg인데 이것으로 김장을 하면 우리 4식구가 내년 1월까지 먹을 수 있는 량에 불과하다"고 말했습니다.

"양이 모자라지만 김치가 떨어질 때쯤 장마당에서 배추와 무를 사다가 추가로 김장을 담가야 할 것 같다"고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예전처럼 봄까지 먹을 김치를 한꺼번에 담그지는 않겠다는 얘깁니다.

소식통은 또 "금년도 배추와 무의 작황은 괜찮은데 대신 김장철이 다가오면서 고추와 소금값이 많이 올랐다"면서 "고추가루는 작년보다 40%, 소금은 거의 두 배 가량 올랐다"고 전했습니다.

해마다 김장철만 되면 채소값은 물론 고춧가루 등 양념값이 뛰기 때문에 김장을 조금만 하고 모자라는 량은 김장 성수기가 지난 내년 초에 더 담가도 된다는 것입니다. 북한의 군 단위까지 상설 장마당이 활성화 되면서 북한주민들의 김장 풍속도까지 변화하고 있다는 게 소식통들의 한결 같은 전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