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의 라선 경제특구에 투자해 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중국 기업들이 북한측의 물품 횡령 행위로 상당한 손해를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에서 김준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의 라선 경제특구에 있는 중국기업들이 북한측 대방에 의한 자재와 완성품 빼돌리기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라선에서 봉제공장을 운영하고 있다는 중국의 한 기업인은 "라선에 공장을 세운 중국기업들은 자본과 설비투자를 전담하고 북한측에서 인력과 공장 운영을 맡는 형태의 합작 형태를 취하고 있다"면서 "그렇기 때문에 북한측 대방이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물품을 빼돌릴 수 있는 구조"라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현재 라선특구에서 가동되는 중국인 공장들에선 우려했던 물품 빼돌리기가 성행하고 있어 중국인 투자자들은 어디에 하소연도 못하고 냉가슴만 앓고있는 실정"이라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중국인들이 투자한 공장들에선 완성품과 원자재들이 적게는 20%에서 많게는 30%정도가 북한 대방에 의해서 뒤로 빼돌려지고 있다"면서 "이를 감수하고서라도 더 큰 이윤을 내지 못하면 라선에서의 사업은 접어야 하는 구조"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은 "과거 개성공단에서 일어났던 일이 라선이라고 해서 일어나지 말라는 법이 있겠느냐"면서 "소위 개성달리기와 라선달리기라는 말이 괜히 생겨난게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개성달리기'는 개성공단에서, '라선달리기'는 라선지구에서 투자자 몰래 빼돌려진 물건을 헐값에 대량으로 구매해 북한 전역에 되파는 '장거리 도매상인'을 일컫는 말로 북한에는 이밖에도 지역 이름을 딴 '신의주달리기'와 평성달리기' 장사꾼들도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재 라선지구에 투자한 중국 기업인들은 한번 입국하면 라선지구에서 90일을 체류할 수 있으나 90일 내내 상주하면서 공장 운영을 챙기는 사람은 별로 없다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대부분의 중국인 투자자들은 완성품을 중국으로 내오는 일과 자재를 북으로 들여가는 일에 주력하고 있고 인력관리를 비롯해 생산관리 등 공장 운영은 북한측 대방 회사가 맡아 하기 때문에 북한측 대방에 의한 물품 빼돌리기가 성행하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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