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볼라로 국경차단에 북 주민 희비교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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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당국이 에볼라 전염병 차단을 이유로 외국인 관광객 입국 금지조치를 취한 데 이어 최근에는 자국민들의 출입국을 통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에서 김준호 특파원이 전해드립니다.

북한당국이 에볼라 유입 차단을 이유로 북-중 국경을 사실상 봉쇄하다시피 하자 북-중 양국 주민들 대부분은 이에 대해 불만을 제기하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이를 반기는 사람들도 있다는 소식입니다.

가장 큰 불만을 표출하고 있는 계층은 북한관광 상품을 팔고 있는 중국 여행사들과 북한에 투자를 한 중국인 사업가, 북-중을 오가며 장사를 하는 보따리 상인들, 북-중 양국의 국경지역에서 변경무역을 하는 사람들을 꼽을 수 있습니다.

중국에 나온 북한 주민소식통은 "북한 내에서는 중국에서 상품을 들여다 팔고 있는 외화벌이 상점 지배인들과 사사여행 허가를 받아놓고 중국에 나오려던 북한 주민들, 그리고 중국에 출장을 나오려던 북한 관리들도 국경 통제조치가 반갑지 않은 사람들"이라고 말했습니다.

여기에 덧붙여서 최근 북한세관 당국이 북한으로 반입되는 물품에 대해 소독을 핑계로 화물 통관을 잘 해주지 않고 있어 예전에 비해 중국에서 북한 화물차 구경하기가 더욱 어려워졌습니다.

사정이 이렇게 되자 최근에는 북한과 중국을 오가는 화물차는 창고에 물품을 하차시키고 나오면 그만인 중국 화물차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처럼 국경 통제로 인해 돈벌이에 차질이 생겨 불만을 제기하는 사람들이 절대다수를 차지하지만. 한편에서는 이를 반기는 사람들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중국의 한 대북 소식통은 "중국에 주재하는 북한무역대표들이 북한당국의 국경 통제를 내심 반기는 사람들"이라며 "그들은 국경통제가 오래오래 지속되기를 바라면서 표정관리를 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전했습니다.

업무를 이유로 툭하면 잠시 들어오라는 전화가 요즘엔 거의 없는 데다가 무엇보다도 무역대표들을 괴롭히는 연말총화가 한참 뒤로 밀리거나 어쩌면 아예 없어질지도 모른다는 기대를 갖게 되었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대북소식통은 또 "특히 외화벌이 송금실적이 부진한 무역일꾼들은 이같은 국경 통제가 오래 지속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북한당국은 에볼라를 이유로 국경을 통제하고 있는 와중에서도 불가피하게 북한에 입국하는 사람들은 외국인이든 북한 공민이든 구분하지 않고 입국 수속을 마치자마자 별도 수용시설에 일정기간(21일간) 강제 수용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중간 인적 교류가 가장 많은 신의주의 경우 중국에서 들어온 사람들을 수용시설에 강제로 묵게 하면서 숙박비조로 하루에 100위안씩 거둬들이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국경상황을 주시하면서 북한입국을 미루고 있는 보따리 상인들은 이런 얘기들을 전해 듣고 "에볼라를 핑계로 북한 당국이 숙박장사를 하는 것 아니냐"는 비난을 내놓고 있습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 김준홉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