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과기대 내주 첫 학부졸업생 배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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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남북합작으로 설립한 북한 유일의 사립대학인 평양과학기술대학교가 다음 주 19일 학부 졸업식을 갖고 첫 졸업생을 배출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에서 김준호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지난 5월 21일 대학 설립 후 처음으로 44명의 석사를 배출한 바 있는 평양과학기술대학교(평양과기대)가 다음 주인 11월 19일에는 학부 졸업식을 갖고 첫 졸업생을 내보내게 되었다는 소식입니다.

익명을 요구한 평양과기대의 한 관계자는 최근 "내주 19일에 학부생 졸업식을 갖게 된다"면서 "졸업생 수는 약 80명 정도"라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밝혔습니다.

한국계 미국인인 이 관계자는 "이번 졸업식에 외국에 있는 관련 인사 약 20명을 초청했는데 에볼라 전염병 유입방지를 이유로 북한 당국이 입국을 불허해 외부인사 참석은 어렵게 되었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또 "아직 졸업식을 하기 전이지만 내년도 학부 신입생들은 이미 학교에 와 있다"면서 "신입생 숫자는 밝히기 곤란하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5월 석사과정 졸업 당시, 가을에는 150명 정도의 학사과정 졸업생을 배출 하게 될 것이라는 언론보도들이 있었는데 이번 졸업생 숫자에 큰 차이가 있어 그 이유에 대해 물었지만 "더 이상 자세히 답변하기 어렵다"며 답변을 회피했습니다.

지난 2010년 10월 평양시 낙랑구역 승리동에 북한측이 부지를 제공하고 남한의 사단법인 동북아교육문화협력재단이 설립자금을 모아 2010년 10월에 개교한 평양과기대는 남북합작 대학교라는 말이 어울리지 않게 지나치게 북한의 독단으로 비밀스럽게 운영된다는 지적을 받고 있습니다.

학교운영과 학사일정 모두가 비밀사항인데다 교수들 중에는 상당수의 북한 교수들도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으나 그들이 맡고 있는 강좌가 무엇인지, 그들의 강의도 영어로 진행되는 것인지에 대해 학교 당국은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평양과기대는 설립 이후 김일성대학이나 김책공대 등 북한의 명문 대학에서 2학년을 마친 학생들 중 대학의 추천을 받아 신입생을 선발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 과정에서 북한당국의 입맛에 맞는 선발기준을 적용하고 있어 비판을 받아왔습니다.

또한 평양과기대 교내에는 김일성 영생탑이 세워졌고 모든 강의실에 김일성, 김정일 초상화가 걸려 있는 등 북한 내 다른 대학과 똑같은 분위기를 조성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