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당국이 신의주 소재 한 공장 주변 아파트 주민들에게 보안상의 문제를 들어 강제로 거주 층을 바꾸도록 지시해 해당 주민들이 크게 반발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무슨 사연인지, 중국에서 김준호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지난 9월 3일 김정은 제1위원장이 현지지도 한 '신의주측정계기공장' 주변 아파트 단지 주민들이 당국의 황당한 지시에 이를 따를 수 없다며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노동신문은 지난 9월 4일 김정은 제1위원장이 '신의주측정계기공장'을 현지지도 했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현지 주민들이 '303공장'이라고도 부르는 이곳은 로켓(미사일) 부품을 생산하는 공장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신의주의 한 주민 소식통은 "'303공장' 주변에 있는 아파트들의 위층에서는 공장내부가 훤히 들여다보인다는 사실을 보고받은 김정은이 아파트 낮은 층과 높은 층에 거주하는 주민들을 바꿔서 다시 배치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전했습니다.
"이 같은 지시에 따라 아파트 아래, 위층 거주 주민들의 교환작업이 현재 진행 중"이라고 밝힌 소식통은 "위층 거주 주민들 중 이 공장에 근무하지 않는 주민은 아래층으로 내리고 대신 이 공장에 근무하는 아래층 거주 주민을 위층으로 올리는 작업"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10월 10일 당 창건 70주년 행사가 끝난 후 본격 진행된 아파트 강제 교환작업에 해당 주민들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면서 "전체 교체대상 72가구 중 교체작업이 이루어진 것은 10여 가구에 불과할 정도로 주민 반발이 심하다"고 덧붙였습니다.
신의주의 또 다른 주민 소식통도 "아파트 강제 교환작업이 지지부진하자 도당책임비서(리만건)까지 나서 아파트 교환을 조속히 집행할 것을 종용하며 해당 주민들을 한편으로는 달래고 한편으로는 협박하고 있는 형국"이라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아파트 강제교환에 반발하는 주민들 중에 '당 창건 행사 때 인민사랑과 인민제일주의를 여러 번 강조한 원수님의 목소리가 아직도 생생한데 이게 인민제일주의고 인민사랑이냐'며 큰소리로 항의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보통 때 같았으면 이 같은 항의나 언행은 엄두도 못 내겠지만 지금까지 잘 살고 있던 아파트를 갑자기 비우고 다른 층으로 이사하라는 황당한 지시 때문에 간부들도 주민 항의를 듣고도 못들은 체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언급했습니다.
노동신문이 9월 4일 보도한 김정은 제1비서의 '신의주측정계기공장' 시찰은 실제는 하루 전인 9월 3일에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고 있습니다. 북한이 심혈을 기울여 개발하고 있는 중장거리 로켓(미사일)의 핵심부품을 생산하는 것으로 알려진 '신의주측정계기공장"은 북한에서도 손꼽히는 군수공장으로 보안유지를 강조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지난 9월 4일자 노동신문에 따르면 9월 3일 이 공장을 방문한 김정은 제1위원장은 공장시설과 운영 등에 만족을 표시하고 공장관계자들을 격려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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