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선박, 중 단둥항에서 모습 감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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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중 간을 잇는 무역항으로 북한산 석탄을 주로 들여오던 중국 단둥항에 지난 여름부터 북한 선박이 거의 눈에 띄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에서 김준호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압록강을 사이에 두고 북-중간을 잇는 무역항인 중국 단둥항에 북한선박의 입항이 거의 끊어진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중국 단둥의 한 무역회사 소식통은 "북한선박이 지난 8월 하순부터 단둥항에 거의 들어 오지 않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중국의 대규모 건설업체인 Y모 집단이 지난 해 단둥 시로부터 단둥항 자산의 지분을 절반 넘게 사들였다"면서 "단둥항의 운영권을 확보한 Y건설 집단 측에서 국제무역항인 단둥항의 환경보호를 위해 석탄 등 오염유발 물질의 입항을 불허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소식통에 따르면 중국이 수입하는 북한산 석탄은 주로 단둥항을 통해 반입되었는데 단둥항을 국제무역항으로 발전시키려는 단둥시 당국과 항만운영을 맡은 Y집단의 방침에 따라 석탄 배의 입항과 하역이 중단되었다는 것입니다.

북한의 대중국 수출은 석탄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신의주와 단둥을 잇는 육로를 통해 이뤄지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입니다.

단둥항이 이 같은 조치를 취하게 된 배경에 대해 소식통은 "단둥항 운영권을 확보한 Y 건설집단은 단둥항을 동북지역 국제무역의 중심으로 육성한다는 계획 아래 항구의 환경오염을 유발하는 석탄의 하역을 불허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중국의 또 다른 무역관련 소식통은 "북한선박의 입출항이 가장 빈번한 중국의 다렌(大連)항은 단둥항 보다 오래 전에 심각한 공해문제를 야기하는 석탄의 하역을 금지하고 있어 지난 여름까지는 중국에 수출되는 북한석탄은 주로 단둥항에서 하역되었다"고 증언했습니다.

이 소식통은 또 "지난 여름 Y집단이 단둥항의 운영을 맡게 되면서 단둥항도 다롄과 마찬가지로 깨끗한 무역항으로써 거듭 나기 위해 노력을 하는 것"이라면서 "단둥항의 이번 조치가 최근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석탄연료 사용에 따른 스모그현상을 줄이려는 중국당국의 뜻에도 부합하는 것"이라고 풀이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소식통은 "금년 들어 환경문제를 중시하고 있는 중국정부의 유연탄 사용 규제조치와 맞물려 북한석탄이 중국에 들어오는 량은 크게 줄어들었다"면서 "비록 적은 량이지만 요즘 북한석탄은 주로 산둥성의 항구들을 통해 중국에 들어오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