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화주와 북 트럭 운전수 다툼 잦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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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중을 오가는 북한의 화물차 운전수들과 북한에 물건을 파는 중국측 화주들은 서로 공생 관계이지만 걸핏하면 다툼이 일어나는 불편한 관계이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왜 그런지 중국에서 김준호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중국을 오가는 북한 화물트럭 운전수들과 이 트럭에 북한에 갈 화물을 실어 보내는 중국 화주들 간에 최근들어 자주 다툼이 일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중국 화주들과 북한 트럭 운전수들은 악어와 악어새처럼 서로 없어서는 안될 공생관계에 놓여 있지만 중국의 해관 검사가 점점 까다로워지면서 양측의 관계에 점차 균열이 생기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 단둥의 한 무역 업자는 "그동안 북한 트럭 운전수들이 공식화물 외에 운전석 등에 싣고 가는 개인화물에 대해서 중국해관 당국은 적당히 눈감아 주었다"면서 "하지만 운전수들의 개인 화물이 점차 양도 많아지고 가격면에서도 개인 휴대화물로 보기에는 지나치게 많다고 판단한 중국 해관당국이 최근에는 이를 허용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화물차 운전수들은 간부들에게 바칠 숙제와 개인 돈벌이를 위해 반드시 물건을 들여가야 하기 때문에 별수 없이 중국 화주들에 부탁해 수출화물 속에 개인 화물을 끼워넣어 줄 것을 요구하는데 이 과정에서 시끄러운 일들이 발생한다는 겁니다.

소식통은 "북한 트럭에 물건을 실은 후에 중국 해관요원이 무작위로 선정해 그 물건이 화주가 신고한 물건이 맞는지 대조를 하게 된다"면서 "이 과정에서 운 나쁘게 운전수가 부탁해 실은 물건이 적발되면 화물전체가 통관이 보류되고 고액의 벌금(보통 3000~4000위안)을 화주가 물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사정이 이렇게 되자 북한 운전수들과 중국 화주들은 운전수 개인화물을 싣는 문제로 자주 다투게 마련인데 그렇다고 북한측과 메신저 역할을 해주는 북한 운전수들의 청을 무작정 거절할 수도 없는 게 중국측 화주들의 입장"이라고 소식통은 설명했습니다.

중국 변경지역의 또 다른 무역업자는 "중국이나 북한 측 개인 무역업자들이 북한 운전수들에 부탁해 꼭 북한트럭에 화물을 싣기를 원하는 이유는 북한 측 세관 통관 수속도 북한 운전수들이 알아서 다 해주기 때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반해 북-중 양국의 대형 무역회사들 간에 이루어지는 화물운송은 주로 중국 화물 트럭이 맡고 있는데 중국 화물트럭은 싣고 간 화물을 북한 세관의 보세창고까지만 운반해주면 되고 나머지는 북한 무역회사가 알아서 처리하기 때문이라고 소식통은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