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 당국이 대규모 군중 집회에 주민들을 동원할 때 성분과 토대에 따라 자리배치를 달리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에서 김준호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북한 주민들은 당국이 강제로 동원하는 군중 집회에서도 성분과 토대에 따라 자신이 서 있어야 할 자리가 구분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최근 중국 방문길에 나선 양강도 주민은 "대규모 군중 집회에 동원되는 주민들은 자기 마음대로 아무 곳에나 서 있는 것이 아니다"며 "당국에서 서 있어야 할 장소를 일일이 정해 준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밝혔습니다.
집회장소에 나오는 선착순대로 자리를 잡으면 안 되고 당국자가 "앞에서부터 몇 번째 줄의 좌, 또는 우에서부터 몇번째 자리, 이런 식으로 자리를 정해주는데 한번 정해진 자리를 마음대로 바꿔서도 안 된다"는 겁니다.
"만약 집회에 불참하면 그 자리가 비기 때문에 누가 안 나왔는지 금방 알 수 있다"면서 "그렇기 때문에 죽을 병이 걸리지 않은 이상 집회에 안 나갈 수가 없다"고 소식통은 강조했습니다.
평소 당국에서 자신의 성분을 어떻게 분류하고 있는지 자세히 알지 못했더라도 군중 집회에서 배정받은 자리만 보면 자신의 성분이 어떤 부류로 분류되고 있는지 대충 짐작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따라서 "주석단(본부석)을 중심으로 주석단과 가장 가까운 중앙의 앞자리는 당원 등 핵심계층이 자리잡고 그 다음 가까운 자리는 동요 계층이, 마지막 끝자락과 후미에는 적대계층 순으로 자리가 정해진다"고 소식통은 설명했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남도의 주민 소식통도 "김일성 김정일 동상 제막식 같은 때 동상에 꽃다발 바치는 순서도 성분과 토대에 따라 그 순서가 정해지며 꽃다발의 크기도 정해진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꽃다발 바치는 순서가 뒤에 있는 성분이 안 좋은 사람이 과잉 충성 차원에서 남보다 큰 꽃다발을 바치는 것도 용납되지 않는다"고 주장했습니다.
군중집회의 자리배치조차도 차별하는 당국의 처사에 대해 소식통들은 "뒷자리나 끝자락에 위치한 주민들은 앞자리에 있는 사람들보다 행사가 진행되는 몇 시간 내내 긴장감이 덜해서 다소 편한 측면도 있다"면서 "하지만 국가에서 버림받은 축에 들어 있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을 리는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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