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겨울철에도 비닐박막 수요 증가

0:00 / 0:00

앵커: 북한이 농사철도 아닌 겨울에 농업용 비닐박막을 대량으로 주문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열악한 주거환경에서 겨울을 나야 하는 북한주민들에게 비닐박막이 요긴하게 쓰이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중국에서 김준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주로 농사철이 시작되는 봄철에 북한으로 많이 반입되는 비닐박막이 본격적인 겨울이 시작된 요즘에도 적지 않게 나가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중국의 한 대북 무역 업자는 "겨울이 시작되는 11월 중순부터 12월 중순까지 조선으로부터 비닐박막의 주문이 많이 들어오고 있다" 면서 "비닐박막이 농사일 뿐 아니라 북조선 주민들이 겨울을 나는데 매우 유용하게 쓰이기 때문"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겨울철 충분한 난방 연료를 확보하지 못한 북조선 주민들은 비닐박막으로 외부의 찬 공기를 막아주고 있다"면서 "창문 틈새 등을 막는 문풍지로 쓰이기도 하고 여유가 있는 사람은 비닐박막으로 집안의 벽 전체를 감싸 단열효과를 얻기도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비닐박막은 외부의 차가운 공기를 막아주는 단열효과가 뛰어나다"면서 "겨울철에 난방이 안 되는 아파트에 사는 주민들은 방 안에 비닐박막으로 천막을 만들어 그 안에 들어가 잠을 자기도 한다"고 말했습니다.

평양의 한 주민 소식통은 "인민군 병사들이나 돌격대 요원들은 겨울철에도 양말이 없어 발싸개로 발을 보호하는데 비닐박막으로 발싸개를 감싸면 습기를 막아주고 보온효과가 높아 동상을 예방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소식통은 "겨울철 보온효과 외에도 장마당이 활성화되면서 농촌 주민들 중에는 소규모의 '비닐박막 온실'(비닐하우스)을 만들어 겨울철 남새를 키워 장마당에 내다 팔아 돈벌이를 하는 경우도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남한이나 중국의 대규모 비닐 하우스 농사와는 비할 바가 못되지만 부루(상추)나 시금치 등 남새나 버섯을 재배해 장마당에 내다 팔면 상당한 돈벌이가 된다"고 덧붙였습니다.

중국의 한 대북 소식통은 "북조선에서도 이처럼 비닐박막의 수요가 늘어나자 비닐공장을 짓기 위해 오래전부터 해외 투자자를 찾고 있다"면서 "하지만 요즘같은 정세 속에 북조선에 투자하겠다고 나설 사람이 있겠느냐"고 반문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