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이 모처럼 도루메기(도루묵) 풍년을 맞아 외화벌이용으로 중국수출을 추진하고 있으나 여의치 않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중국인들이 도루메기를 별로 선호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중국에서 김준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달 중순 북한의 여러 수산사업소를 돌며 모처럼 많이 잡힌 도루메기를 보고 "생선 비린내를 맡고 있으면 머리가 맑아진다"면서 "인민들에게 매일 300g씩 생선을 먹이도록 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북한 선전 매체들이 대대적으로 보도한 바 있습니다.
북한 외화벌이 회사들은 이 도루메기를 외화벌이를 위해 중국에 대량 반입해 중국 수산물업자들에게 판매하기 위해 애를 쓰고 있으나 중국업자들로부터 외면당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 변경도시의 한 대북 소식통은 "북한 무역 대표들로부터 도루메기를 좀 팔아달라는 부탁을 받고 나름대로 여기저기 알아보고는 있지만 모두가 고개를 흔든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중국에서 도루메기는 조선족들은 이따금 사다가 요리를 해먹기도 하지만 한족들은 좋아하지 않는 생선이기 때문"이라고 그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북한 무역회사들이 중국에서 냉동창고를 빌려 입고해 놓은 도루메기가 낮잠을 자고 있는 형편"이라며 "생선은 팔리지 않고 창고 임대료만 무는 딱한 사정에 놓여 있다"고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 또 다른 소식통은 "중국 수출용으로 북한에서 들여온 도루메기는 그 보관상태가 수출품이라고 하기엔 형편없이 조잡한 상태"라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도루메기는 알이 찬 암컷과 알이 없는 수컷은 가격차이도 많이 나고 소비자들도 암수를 철저히 구분해서 구매하는 데 이런 것도 구분하지 않고 마구잡이로 섞어서 마대자루에 아무렇게나 담아놓은 것이 북한산 도루메기"라며 "수출품이라면서 이런 상태로 들여온 북한 무역회사들의 처사를 이해할 수 없다"고 꼬집었습니다.
소식통은 또 "북한에서 들여온 도루메기는 15cm도 되지 않는 작은 것들이 대부분으로 톤당 5,500~6,000위안을 부르고 있다"면서 "중국업자는 물론 남한의 수산물 수입업자도 물고기 포장 상태를 보고는 외면을 해 버리더라"고 말했습니다.
소식통들은 "모처럼 많이 잡힌 도루메기를 외화벌이 자원으로 활용하려던 북한 당국의 계획은 중국 업자와 소비자들의 외면으로 큰 차질을 빚게 되었다"면서 "차라리 김정은의 약속대로 주민들에게 배급하는 것만 도 못한 결과를 가져왔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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