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간부들 뇌물수수 갈수록 지능적

0:00 / 0:00

앵커: 간부들의 극심한 부정부패로 '뇌물 공화국'이란 오명을 얻고 있는 북한에서 뇌물 수수방법이 갈수록 지능적으로 바뀌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에서 김준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뇌물을 받아 부를 축적하고 있는 북한의 관료사회에서 뇌물을 챙기는 방법이 점점 지능적으로 변모해가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증언했습니다.

전직 평양시 간부였다는 60대의 한 북한 주민은 "간부들이 뇌물을 챙기는 방법이 점점 지능적으로 변모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간부들이 뇌물을 받는 방법이 점점 교묘하게 변해 가는 이유는 젊은 지도자(김정은)가 올라온 이후 부쩍 심해진 부패분자 단속에 걸리지 않기 위해서"라며 지능적인 뇌물수수의 몇 가지 예를 들었습니다.

금품을 받되 (간부)본인이 직접 받는 것은 피하고 주로 부인이나 다른 가족을 시켜서 간접적으로 받는다는 것입니다.

또 돈을 받더라도 나중에 탈이 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되는 것은 가급적 받지 않고 받은 돈은 주로 빌리는 형태를 취한다고 소식통은 말했습니다.

나중에 돈 받은 사실이 불거지더라도 빌린 것이니 문제 될게 없고 언제 갚겠다고 적시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혹시라도 돈을 되돌려 달라고 나올 경우에도 갚지 않고 마냥 미룰 수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입니다.

소식통은 또 "돈을 받는 가장 좋은 모양새는 집안의 경조사가 있을 때 부조 형태로 받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 중국을 드나들며 보따리 장사를 하는 함경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은 "뇌물을 고일만한 처지에 있는 사람이 눈치 없이 뇌물을 바치지 않을 때는 간부의 부인이나 가족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얼마만큼의 돈을 빌려달라며 압력을 가하는 경우도 많다"고 주장했습니다.

소식통은 "간부가족으로부터 돈 빌려달라는 요구를 받은 사람은 금방 무슨 뜻인지 알아차리고 어쩔 수 없이 요구하는 액수를 바쳐야 하며 비록 빌려달라고 한 돈이지만 나중에 돌려받을 생각은 애당초 하지도 않는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이 밖에도 "힘있는 간부들이 돈이 필요한 아랫사람에게 돈을 빌려주고 나중에 이자 명목으로 빌려준 돈의 몇 배를 챙기는 경우도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소식통들은 "우리 내부에서는 이제 크건 작건 물품을 뇌물로 건네는 일은 보기 드물게 되었고 약발이 잘 받는 뇌물은 역시 현금이 최고"라고 입을 모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