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주민들 속에서 반中 감정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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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장성택 처형사건 이후 북한주민들 속에서 반중 감정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이 장성택에 사형을 언도하면서 공개한 판결문의 영향 때문이라는 지적이 있습니다.

중국에서 김준호 특파원이 전해드립니다.

최근 북한주민들과 관료들 사이에서 반중 감정이 상당히 고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장성택 처형 이후에 김정일위원장 2주기 추모행사에 참석하고 돌아온 중국의 조선족 사업가 김모 씨는 "조선 주민들과 관료들 모두가 중국에 대한 비난을 쏟아내며 노골적인 반중 감정을 드러내는 바람에 매우 불쾌한 기분을 안고 돌아왔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밝혔습니다.

예전 같으면 중국국적의 조선족 앞에서는 중국에 대한 노골적인 비난은 삼갔는데 이번에는 사정이 완전히 달라졌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그는 "최근 조선의 주민들 사이에서 고조되고 있는 반중 감정은 장성택의 죄목 중에 지하자원과 나선특구 토지를 외국에 헐값에 팔아먹는 매국행위를 했다는 당국의 지적 때문"이라며 "북한당국이 고의로 주민들의 중국에 대한 반감을 부추긴 것 아닌가 의심스럽다"고 지적했습니다.

비슷한 시기에 평양을 다녀온 화교사업가 주모 씨도 "조선 주민들과 관료들 그리고 우리 일행을 안내한 안내원들까지도 일부러 들으라는 듯 틈만 나면 중국 욕을 해대는데 이들과 싸울 수도 없는 노릇이라 그냥 참았지만 지금 생각해도 화가 치민다"고 말했습니다.

주 씨는 그러면서 "조선주민들의 반중 감정은 조선당국이 장성택을 처형하면서 중국을 겨냥한 비판을 가함으로써 불붙기 시작한 것으로 중국의 심기를 건드리려는 계산된 행위"라고 주장했습니다.

한편 장성택 처형과 관련 중국의 인민일보 자매지 환추시보(還球時報)는 지난 19일 "장(張) 처형 죄목, 중국-조선 신뢰손상"이라는 제목의 논평기사를 통해 "장성택 처형과 관련 지하자원과 나선경제특구 토지를 헐값에 팔아 넘겼다고 했는데 헐값 매입자가 중국이라는 것을 단번에 알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신문은 이어서 "조선이 이런 죄목을 씌워 장성택을 처형 한 데 대해 중국인들의 여론이 좋지 않으며 중국과 조선과의 신뢰에도 손상을 미쳤다"고 지적했습니다.

하루가 멀다 하고 조-중 친선에 관한 기사를 쏟아내던 북한의 선전매체들은 장성택 처형 이후 조-중 친선에 대해서 침묵하고 있는데 언제 어떤 계기를 통해 조-중 친선을 다시 거론할지 궁금해지는 대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