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연구소 학자들까지 투자유치에 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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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해외로부터의 투자유치가 극도로 부진한 북한 당국이 연구소 학자들까지 동원해 투자 유치활동에 안간힘을 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에서 김준호 특파원이 전합니다.

해외 투자유치가 부진한 때문인지 이름만 들어도 금방 알 수 있는 북한의 유명연구소 학자들이 몇 명씩 조를 이뤄 중국에 나와 투자유치 활동을 벌리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중국의 한 대북 소식통은 "북한의 이름난 연구소에 소속된 박사급과 준박사 급 연구 요원들이 자신들이 연구 개발했다는 신제품을 직접 들고 다니며 중국에서 투자유치 활동을 벌이고 있다"고 자유아시아 방송(RFA)에 전했습니다.

그러나 그들이 개발했다는 신제품들을 살펴보면 이미 시장에 유사한 제품이 나와있거나 논리적으로 맞지 않고 실용성도 떨어지는 것들이어서 주목을 받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예를 들면 그들이 새롭게 연구 개발했다는 정수기는 세계에서 처음 개발된 특수한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논리적인 설명이 전혀 없어 신빙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입니다. 북한 연구원들은 인체에 해로운 독소를 말끔히 제거해주는 특수 이온수를 만들었다고 주장하는가 하면 정체불명의 약품을 보여주면서 "이것은 이미 연소된(타버린) 석탄재를 다시 연료로 쓸 수 있도록 해주는 특수한 약품인데 조선에 투자하면 이에 대한 기술을 제공할 것"이라는 등 황당한 논리로 투자를 종용한다는 것입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이 사람들은 말재주가 너무 좋아 기술에 대한 지식이 없는 사람들이 얼핏 들으면 그럴싸하게 들린다"면서 "이들이 정말 연구소 학자들인지 의심스러운 구석도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 또 다른 대북소식통은 "몇 년 전에 한국에서 개발되어 널리 퍼진 전자 스크린 실내 골프 장비와 매우 유사한 장비를 들고 와서는 자신들이 개발한 것이라며 조선에서 이것들을 생산하면 한국에 비해 절반 가격에 생산할 수 있다며 투자를 종용하는 사람도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이들 소식통들은 "이상한 것은 이들 연구원이라는 사람들이 하나같이 200만 딸라 만 투자하라고 얘기한다"며 "투자유치 책임할당이 한 사람 당 200만불인 것 같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한편 이들 연구원외에 북한의 해외주재 무역일꾼들도 투자유치 목표를 강제로 할당받은 정황이 포착되고 있습니다.

중국 선양의 한 조선족 소식통은 "예전부터 알고 지내는 말레이지아 주재 북한 무역 대표가 김위원장 추모행사 참석을 위한 귀국길에 선양에 잠시 머물면서 광산에 투자할 투자자를 찾아야 하니 200만 딸라 정도 투자할 사람을 소개시켜달라는 부탁을 해왔다"고 자유아시아 방송(RFA)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북한에 대한 중국 시양그룹의 투자실패 여진이 채 가라 앉기도 전에 북한당국이 장거리 미사일까지 발사했는데 어떤 기업이 북한에 투자하려 하겠느냐"고 반문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