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2017년 새해를 맞으며 북한에서 각종 미신행위가 성행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작은 배를 만들어 강물에 띄워 보내며 소원성취를 비는 행위가 새로운 풍습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요즘 북한 주민들은 새해 벽두에 강물에 배를 띄우고 기도하면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속설에 사로잡혀 너도 나도 강물에 배를 띄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지난 1일 "올해 설명절(1월1일)에는 사람들이 강물에 배를 띄우며 기도하는 풍경이 장관을 이뤘다"면서 "보안서가 배를 띄워 소원을 비는 풍속을 미신행위라며 단속에 나섰지만 수많은 인민들이 모이는 바람에 제대로 단속하지 못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요즘 인민들 속에서 신년벽두에 정성을 다해 기도하면 소원이 반드시 이루어진다는 속설이 정설처럼 되고 있다"면서 "2017년은 어느 해보다 많은 사람들이 기도하려고 몰려들어 청진시 수성천 강물이 불꽃물결을 이루었다"고 새해의 진풍경을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간부들과 돈 많은 사람들일수록 신년기도에 더욱 정성을 기울인다"면서 "소원을 실어 보낼 배의 크기는 여러 가지인데 크게는 두꺼운 종이로 만들어 락카를 칠해 물이 새어들지 않도록 제작한 1m 크기의 배도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이어 "신년기도는 초에 불을 붙여 배에 실어 띄워 보내며 소원을 비는데 그때 돈(현찰)도 함께 물에 던진다"면서 "대부분의 주민들은 몇 천원을 들여 기도하는데 비해 간부들과 돈 많은 부자들은 수십 만 원의 현금을 강물에 던진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남도의 한 소식통은 같은 날 "1일 0시를 시작으로 함흥 도심에 있는 성천강 일대에 소원을 실은 불꽃 배들로 볼거리가 굉장했다"면서 "날이 밝으면 동상에 꽃을 바쳐야 하는데 많은 사람들이 밤샘을 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1년의 행운을 빌기 위해 배를 띄우는 풍습이 사회 전반에 퍼지고 있다"면서 "기도하는 사람의 머리수에 맞춰 촛불을 켜는데 배를 띄웠을 때 초불이 꺼지면 불길하다는 속설이 있어 더 크고 좋은 초를 구입하느라 경쟁이 일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최근에는 장마당에서 종이배에 켜놓을 굵은 양초가 잘 팔리고 있다"면서 "새해 아침에 김일성과 김정일 동상에 놓을 천 원짜리 꽃 한 송이도 아까워하는 주민들이 자신의 소원을 비는 기도에는 수만 원도 아낌없이 사용한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들은 김일성과 김정일의 동상에 꽃을 바치고 절을 하는 것은 마지못해 하는 의식에 불과하다면서 최근에는 간부들뿐만 아니라 미신행위를 막아야 할 사법일꾼들까지 남몰래 배 띄우기 기도에 합세하는 분위기여서 전국의 강가에서 신년불꽃을 구경할 수 있게 되었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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