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갑자기 김정은 본받아 금연하라고 강요

담배를 피우며 군인들의 격술훈련을 참관하는 김정은.
담배를 피우며 군인들의 격술훈련을 참관하는 김정은. (사진-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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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이 요즘 주민들에게 김정은 위원장을 본받아 금연을 하라고 선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김정은이 금연했다는 중앙의 선전을 누구도 믿지 않으며 오히려 코웃음치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해 8월 25일 잠수함 탄도미사일 발사장면 이후 북한의 언론에서 김정은이 담배를 피우는 모습이 사라졌습니다. 북한은 이를 근거로 최근 김정은이 담배를 끊었다고 선전하며 주민들에게도 금연을 강요하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16일 "언제는 김정은처럼 국산 담배를 애용하라더니 최근에는 갑자기 김정은처럼 금연을 하라고 강요하고 있다"며 "김정은이 담배를 끊었다는 근거로 현지지도를 할 때 담배피우는 모습을 내보내지 않고 있어 주민들의 비웃음을 사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평소 어린이 보육원에 신발을 신고 들어가는가 하면 간부들과 공연을 관람하면서도 거리낌 없이 담배를 피우던 모습이 지난해 말부터 북한의 언론들에서 사라졌는데 이는 김정은이 최근 담배를 끊었기 때문이라고 내부 강연회를 통해 선전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소식통은 "당국은 간부들부터 본보기를 보여야 한다며 각 도, 시, 군 당위원회 사무실과 실외에 있던 재떨이들을 모조리 없애버렸다"며 "당장 담배를 끊기 어려운 간부들은 주변의 눈길을 피해 몰래 변소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는 실정"이라고 폭로했습니다.

이와 관련 평안북도의 한 소식통은 같은 날 "한쪽으로는 금연을 하라고 하면서도 장마당에서 담배판매는 통제하지 않고 있다"며 "정말로 금연이 절실하다면 장마당들에서 먼저 담배를 못 팔도록 단속을 해야 하는 게 맞지 않냐?"고 반문했습니다.

소식통은 "중앙에서 간부들부터 금연을 하라고 강조하고 있지만 사실상 북한의 간부들 속에서 비싼 담배는 자신의 권력을 과시하는 중요한 수단의 하나"라며 "때문에 주민들로부터 뇌물을 받을 때에도 비싼 담배를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고 언급했습니다.

김정은이 금연을 했다는 당국의 선전과 관련해 소식통은 "담배를 피우는 사진을 언론에 내보내지 않을 뿐이지 정말 담배를 끊었겠냐?"며 "사람들은 김정은이 담배를 끊는 날이 이밥에 고깃국 먹는 날이라고 대놓고 조롱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들은 친구들끼리 모이면 국산담배를 한대라도 더 사서 피우는 사람이 나라의 경제에 보탬을 주는 애국자라고 말한다며 장군님이 요새 담배를 끊었다는 걸 보니 이제는 아예 애국마저도 집어 치운 모양이라는 농담이 오간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