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주민 “탈북의 원조는 김일성 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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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이 주민들의 탈북을 막기 위해 갖은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고 있지만 주민들은 끈질기게 탈북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내드립니다.

70일전투가 한창 진행 중인 북한에서 주민들이 탈북을 시도하는 것은 정당한 권리임을 주장하는 유언비어들이 유행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주민들의 탈북을 김일성, 김정숙 등 김정은 일가의 과거 행적에 빗대어 정당화하는 말들이 공공연히 돌고 있다는 것입니다.

북한이 국경감시를 대폭 강화하고 수시로 주민들에게 탈북방지강연을 벌이고 있지만 주민들은 김정은의 증조부인 김형직과 조부 김일성의 과거 행적을 따라 배워 북한을 벗어나야만 큰 인물이 될 수 있다며 당국의 탈북자 단속을 비아냥거린다고 현지 소식통들은 전하고 있습니다.

23일 함경북도 회령시의 한 소식통은 "최근 동사무소에서 탈북방지를 위한 강연이 진행되었다"면서 "당국이 국경연선에 삼각뿔 모양의 철못을 깔아놓았는데도 탈북시도가 계속되자 주민교양에 나선 것"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얼음이 녹고 봄이 오면 주민들의 탈북이 더 늘어날 것"이라며 "탈북자를 발견 즉시 사살하라고 지시할 만큼 국경단속이 강화됐지만 탈북만이 살길이라고 믿고 있는 주민들의 행렬을 막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작년 12월에도 가족단위의 도강이 여러 건 발생했는데 그중 딸 셋에 군대 간 아들까지 온가족이 한꺼번에 도강한 사건도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가족단위의 탈북으로 주변 국경경비대와 사법당국이 탈북방조 혐의를 받아 중앙검열단의 검열을 받는 등 한바탕 소동을 겪었다고 소식통은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당에서 '탈북이 조국에 대한 배신행위'라고 강조할수록 주민들은 '위인의 첫 걸음은 탈북에서 시작되었다'며 수군대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 말은 과거 김정은의 증조부모인 김형직과 강반석, 조부모인 김일성과 김정숙도 상황이 어려워지자 북한을 떠나 중국에 가서 중요한 기틀을 마련한 역사적 사실을 지적하는 것 이라고 소식통은 설명했습니다.

주민들은 '상황이 여의치 못해 나라를 떠나 살길을 찾은 탈북자의 시조는 김정은 일가'라며 옛날이건 지금이건 나라 형편이 어려워 살길을 찾아 떠나는 것이 왜 죄가 되느냐고 항변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습니다.

이와 관련 회령시의 또 다른 소식통은 "지난 3월 8일 중앙여성동맹에서 3.8 '국제 부녀절'을 명절로 쇨 것을 지시했다"며 "지시에 따라 여맹의 지구별 초급단체가 자체로 식량과 돈을 걷어 3.8절을 보냈다"고 22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3.8절을 기념하기 위해 모인 여성들이 처음에는 순조로운 시간을 보냈으나 술을 마시면서 점차 취기가 오르자 저마다 중국으로 가겠다고 소동을 부려 사법당국이 조사에 나섰다"고 말했습니다.

이날 술자리에 모인 여성들은 지구별 여맹에 소속된 한동네의 여성들이라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그날 만취상태에서 중국에 가겠다고 떠들던 여성들은 사법당국의 조사에서 과거 김일성 주석이 북한을 떠난 예를 들며 김 주석의 모범을 따라야 한다고 말한 것뿐이라고 주장하고 있어 처벌에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