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중국산 사과 유통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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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북한당국이 중국산 사과의 유통을 통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식을 맞은 주민들은 당의 사과유통금지에 어처구니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은 전하고 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에서도 한식은 조상의 묘를 찾아 성묘하는 중요한 날입니다. 때문에 한식이 되면 장마당은 여느 때보다 차례 상에 올릴 해물과 과일을 구입하는 주민들로 활기를 띄게 된다고 현지 소식통들은 설명했습니다.

4일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한식을 맞은 요즘 장마당에서 가장 시세가 좋은 장사품목은 단연 먹거리"라며 "특히 사과는 한식 차례 상에 당연히 올라가는 과일로 인기품목으로 꼽힌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한식을 앞둔 장사꾼들은 해마다 이때쯤이면 중국산 과일을 대량으로 들여온다"며 "특히 포도와 바나나처럼 값이 비싸고 보관이 어려운 희귀과일보다 보관과 판매가 용이한 사과는 가장 일반적인 제수거리"라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그러나 최근 중앙당에서 남조선 안기부(국가정보원)가 조직적으로 중국산 사과에다 독극물처리를 했으니 절대 먹지 말라고 포치했다"며 "이 같은 지시를 내리게 된 배경에는 며칠 전 수남과 라남, 포항장마당에서 연이어 발생한 주민사망사고와 관련이 있을 것"이라고 추정했습니다.

소식통은 "북한 장마당에서는 가끔 있는 일이긴 하지만 최근에도 장마당 한가운데에서 의문의 사망사건이 발생해 주민들을 불안케 하고 있다"며 "특이한 점은 이들의 사망원인이 하나같이 독극물에 의한 사망으로 판명된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1일 수남시장에서 한 주민이 입에 거품을 문채 즉사하는 사건이 발생했다"며 "사망자가 사과를 사먹었는지 여부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사과매장과 가까운 거리에서 쓰러진 것이 문제가 되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라남구역과 포항구역에서도 비슷한 사망사고가 발생했는데 사법당국이 부검을 통해 밝힌 사망원인은 모두 사과의 독극물에 의한 사망으로 발표되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요즘은 주민들이 모이는 장소마다 장마당 사망사건이 화제가 되고 있다"며 "민심이 흉흉해지자 당국에서는 사망자들이 '안기부작간'(안기부공작)에 의한 독극물 중독으로 사망한 것으로 발표를 했다는 것입니다.

이를 빌미로 당국이 중국산 사과의 유통을 금지하자 주민들 속에서는 오히려 민심의 동요를 외부로 돌리기 위해 당국이 의도적으로 사건을 조작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일고 있다고 이 소식통은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일부 주민들은 장마당 사망사건은 예전에도 종종 발생했었고 그때마다 당국은 남한의 '안기부작간(공작)'으로 몰아붙였다"며 "정말 사과의 독극물이 사인이라면 강한 농약과 살충제를 친 중국산사과가 원인일 수도 있다"고 그는 지적했습니다.

소식통들은 한식대목에 중국산사과를 사지 말라는 지시를 순순히 받아들인 주민은 거의 없었다며 정세가 긴장할 때마다 '안기부작간설'을 퍼뜨려온 당국의 행태를 잘 아는 주민들은 이번에도 당국에 대한 불신을 숨기지 않았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