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이 김일성 생일을 앞두고 4월1일부터 20일까지 특별경비주간을 설정하고 비상경계령을 발동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특별경비주간에 가족탈북 사건이 발생해 사법기관들이 당혹해 하고 있다고 현지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김일성 생일을 맞아 북한당국이 국경통제를 강화했는데도 불구하고 주민들의 가족 동반 탈북이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주민들의 탈북을 막기 위한 과중한 근무로 인해 국경경비대원들이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16일 "4월초 국가보위부가 내린 비상경계령으로 국경지역 도로와 산길까지 모두 통제되고 있다"며 "그런데도 탈북사건이 연이어 발생해 국경경비대와 보위부가 아주 난처한 입장에 처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함경북도 무산군에서 4월 15일 두 가족 7명이 밤새 종적을 감춰버렸다"며 "김일성 생일을 맞는 '특별경비주간'에 사건이 벌어져 국가안전보위부와 도 보위부, 군 보위부가 현지에서 즉시 조사에 착수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김일성 생일 같은 '특별경비주간'에는 국경경비대와 노농적위대, 인민반까지 '특별경비'를 조직해 3중 4중의 그물망으로 경비체계가 형성된다"며 "그런 경비망을 유유히 빠져나간 탈북가족들에 대해 현지주민들도 놀라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사라진 가족들은 두만강을 건너 중국으로 탈북했다"고 단정하면서 "그렇지 않고서야 7명의 가족들이 어디로 갔겠느냐"고 반문했습니다. 특히 이번 가족 탈북은 김일성 생일(4월15일) 당일 밤에 벌어져 주민들에게 주는 충격이 컸다고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설령 '특별경비'를 조직했다 해도 명절이면 근무를 맡은 보위원들과 국경경비대원들부터 술에 취하게 된다"며 "어떤 경우라도 주민들의 탈북을 완전히 막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고 17일 자유아시아방송 전했습니다.
북한은 올해 초부터 주민들의 탈북을 전면차단하기 위해 국경경비대의 근무체계를 대폭 강화했는데 이는 오히려 병사들의 피로감을 가중시켜 국경경비를 허술하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그는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중국이 우리를(탈북주민) 받아준다면 이 땅(북한)에 남아있을 주민은 한 사람도 없을 것"이라는 현지 주민들의 말을 전하며 "중앙에서 지금처럼 인민생활을 계속 외면한다면 경비인원을 아무리 늘린다 해도 주민들의 탈북을 막을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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