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청진조선소’ 군수공장으로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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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의 3대조선소의 하나이며 동해안의 최대 선박건조기지였던 청진조선소가 최근 다른 군수공장들과 합쳐져 군수산업기지로 탈바꿈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재는 고속엔진을 장착한 소형 반잠수정을 만들고 있다는 소식통들의 전언입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일제 강점기 청진조선철공소로 세워져 광복 후 수산성 산하 선박수리공장으로 운영되었던 청진조선소는 공장 내부에 철길과 자동차도로가 구비되고 총 부지면적은 60여만㎡로 북한의 최대 조선소의 하나입니다.

종업원이 2만 명에 이르던 모체 기업인 '함북청진조선소연합기업소'는 1984년까지 소형 어선에서부터 배수량 1만 4천 톤 급의 대형 화물선, 준설선, 여객선, 함정에 이르는 다양한 선박을 건조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함경북도 청진시 수남구역 어항동에 위치한 '청진조선소'는 기존에 군함을 건조하던 '일용분공장', '129호 공장'과 합쳐져 북한 국방위원회 산하 제2경제위원회 군수공장으로 넘어갔다고 복수의 함경북도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노동당 대남연락소(선박제조) 배수리공장과 나란히 위치한 청진조선소 '일용분공장'은 경비정과 어뢰정, 초고속정(공기부양정)을 생산했고 '129호 공장'은 알루미늄 강판과 어뢰 부품을 생산했다고 그들은 강조했습니다.

최근 연락이 닿은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청진조선소가 선박제조능력을 상실하면서 청진조선소, 일용분공장, 129호 공장이 합쳐졌다"며 "기존에 일반 선박을 제작하던 청진 조선소가 이제는 군수공장이 됐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청진조선소에서 일하다 실직했다는 이 소식통은 '고난의 행군' 이후 2만 명의 종업원들을 가지고 있던 '함경북도 조선소 연합'이 해체되고 청진조선소는 독립적인 기업으로 개편됐지만 종업원은 5천명에도 못 미쳤다고 말했습니다.

선박건조가 중단된 청진 조선소는 노동자들이 설비마저 뜯어 팔면서 가동이 불가능하게 됐다고 그는 언급했습니다. 그동안 러시아의 주문을 받아 간신히 생산되던 꼰떼나(컨테이너) 제작도 철판을 공급받지 못해 중단되었다고 그는 지적했습니다.

이와 관련 또 다른 함경북도의 소식통도 "2013년 국방위원회 산하 군수공장으로 넘어가면서 청진조선소의 인원은 1천명 정도로 축소됐다"며 "청진조선소는 제2경제위원회 4총국(군수선박건조) 소속"이라고 19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이야기했습니다.

군수공장으로 전환 된 뒤 청진조선소는 일부 경비정 생산과 함께 현재 6인승 침투용 반잠수정을 기본으로 제작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6인승 반잠수정은 배수량이 6톤이고 해상과 해저에서 은밀히 운항할 수 있다고 그는 전했습니다.

한편 소식통들은 "청진조선소가 군수공장으로 전환된 데 대해 현장 노동자들은 오히려 반기는 분위기"라며 "군수공장에 소속되면서 식량을 정상적으로 공급받는데다 명절공급도 따로 받게 되었기 때문"이라고 그 이유를 설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