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전시용 산림마저 크게 훼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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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산림 훼손이 심각한 북한에서 전시용 목재 확보를 위해 남겨 두었던 '전시산림' 마저 군인들의 난벌로 인해 크게 훼손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당국이 최근 '전시산림'을 훼손하는 자들을 엄벌에 처할 데 대하여'라는 인민보안성 포고문을 다시 전국의 공공장소와 산으로 오르는 입구에 부착하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25일 "'전시산림'을 훼손하는 자들은 최고 사형까지 엄벌에 처한다는 인민보안성 포고문이 다시 전국에 나붙고 있다"며 "예전과 달리 '전시산림'이라는 표지판도 새로 만들어 세우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조선의 산림은 대부분 '공업림과 '전시산림'으로 구분되어 있다"며 "'전시산림'은 그 용도에 따라 군사시설 은폐를 위한 위장림과 유사시 파괴된 시설물 복구용 목재생산을 위한 원목유지림으로 나뉜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건설용 목재를 위한 공업림과 달리 '전시산림'은 전국 곳곳에 조성되어 특별 관리되고 있다"면서 "하지만 전시산림 마저도 김정은이 지시한 특별건설사업과 군부대의 화목(땔감) 수요를 채우기 위해 난벌이 행해지면서 벌거숭이가 되어가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지역주민들조차도 공업림과 전시산림을 따로 구별하지 못하는 실정"이라며 "군인들과 지역주민들에 의해 공업림은 물론 전시 목재생산을 위한 전시산림과 군사시설 은폐를 위한 위장림까지 급속히 훼손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함경북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25일 "식수월간을 맞으며 전시용 산림을 특별히 보호할 데 대한 주민강연회가 연일 이어지고 있다"며 "최근에는 각 지역 산림경영소들에 전시림 통제를 강화할 데 대한 중앙의 방침이 전달됐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전시림의 출입통제는 해당 지역 산림경영소 산림감독원이 하도록 규정돼 있고 전시림의 관리는 각 협동농장 건설작업반, 임산사업소의 조림작업반들에서 맡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전시림은 전시에만 벌채할 수 있게 되어 있지만 이미 수년전부터 김정은의 지시로 벌목이 진행되었다"면서 "라선시 홍수피해 복구와 작년에 있은 북부지구 수해복구, 평양 여명거리 건설이 '전투'로 명명되면서 전시림의 벌목이 공식적으로 승인됐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나 소식통은 "요즘은 어느 산이든 다 벌거벗어 공업림과 전시림을 구분할 수조차 없다"며 "지어 군사시설을 둘러싸고 조성된 은폐용 위장림도 해당 군부대, 인민보위대의 땔감확보를 위해 마구잡이 난벌이 진행되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나무라곤 보이지 않는 민둥산에 인민보안성 포고문이 새겨진 산림표시판을 세우고 있다"며 "당국이 전시산림 부지부터 묘목을 심어 키우라고 지시하는데 주민들은 묘목이 다 자랄 세월이면 조국통일이 열 번도 되겠다며 당국을 비웃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