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중국 정부의 대북압박 수위가 외부세계에 알려진 것처럼 높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중 국경지역에서는 대북제재를 비웃기라도 하듯 비공식 무역(밀무역)이 성행하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유엔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에 따라 중국 당국이 북한을 강도 높게 압박하고 있다는 외부언론의 보도가 줄을 잇고 있습니다. 하지만 북·중 무역관계자들은 거래수법이 보다 교묘해졌을 뿐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북한과의 무역거래에 종사하는 중국의 한 소식통은 16일 "유엔이 아무리 대북제재를 강화한다고 해도 북·중 간에 실질적인 교역이 줄어들지 않는 이상 김정은 정권은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중단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북한 경제의 든든한 버팀목이던 중국 정부가 최근 들어 유엔의 대북제재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있지 않으냐?"는 기자의 질문에 소식통은 "외부세계에는 중국이 대북제재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는 별로 달라진 게 없다"고 말했습니다.
북한과 무역거래에 종사하는 중국 현지 소식통의 말입니다.
중국 현지인 녹음: 아니, 다 한가지입니다. 정부에서 이러고저러고 해도 민간이 하는 건 누구도 관할 못합니다. 어떤 때는 량식(糧食) 뭐, 하루 몇 천 톤씩 나갑니다. 강냉이, 입쌀, 밀가루, 이런 것 말이야. 배로 몇 천 톤씩 막 실어 가는데…
주로 야간에 압록강 철교 밑에 배를 대놓고 물자를 옮겨 싣는 방법으로 교역 형식이 바뀌었다는 건데요. 소식통은 단순히 식량만이 아니라 대형 자동차들까지 모두 분해된 상태에서 야음을 틈타 배에 실려 북한에 보내지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중국 정부는 개인 간의 비공식 거래는 간섭하지 않는다는 구실을 내세우고 있다고 전한 소식통은 "실제 북한의 거래 대방은 노동당, 군 관련 외화벌이 기관들이고 중국 역시 대형 자동차와 같은 수출은 개인이 아닌 큰 기업들만 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한편 16일 중국의 한 조선족 소식통은 "외부 세계에서 아무리 떠들어도 북한과 중국은 한 몸통이라는 중국인들의 인식이 매우 강하다"며 "중국인들이 미국과 한국 보다는 북한을 동맹국으로 여기는 이상 북·중 교역은 중단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현재도 북한의 라진항과 중국의 훈춘항을 통한 바다교역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며 "북한 노동당 운영 자금을 담당한 조선대흥무역과 군수물자를 담당한 칠성무역이 해산물을 가져오고 대신 휘발유와 디젤유를 구입해 들여간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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