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주민, 뙈기밭 몰수에 분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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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당국이 산림복원을 이유로 주민들의 뙈기밭을 몰수한 다음 이를 식료공장과 육아원 원료기지로 넘겨주고 있어 주민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당국이 5월 말부터 산등성이에 일구어 놓은 주민들의 개인 뙈기밭을 몰수하기 시작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당국이 내세우는 이유는 '임농복합경영'으로 훼손된 산림을 복원하기 위해 개인들의 토지를 회수해 공동재산으로 전환하는 것이라고 소식통들은 설명했습니다.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1일 "도 산림경영위원회와 국토환경보호국에서 개인들의 뙈기밭을 몰수하고 있다"며 "우선 경사각이 30도 이상인 산비탈과 산등성이의 뙈기밭들부터 먼저 회수해 인근에 있는 원료기지 사업소들에 넘겨주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올해는 경사각 30도 이상인 뙈기밭이 회수대상이지만 내년부터는 개인이 가지고 있는 경사각 15도 이상인 뙈기밭들도 회수대상이 될 것"이라며 "개인은 세대 당 100평 이상의 뙈기밭을 소유할 수 없다는 내용을 이미 주민들에게 통보했다"고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또 "당국이 뙈기밭 회수에 나서기 전인 5월 중순경에 인민반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을 담은 중앙의 방침을 전해주었다"며 "그러나 주민들은 예상도 못하던 일이어서 속수무책으로 뙈기밭들을 몰수당하고 있는 처지"라고 언급했습니다.

같은 날 양강도의 한 소식통도 "시 외곽에 거주하면서 뙈기밭 농사에 의지해 살던 사람들은 갑작스러운 뙈기밭 회수에 날벼락을 맞은 심정"이라며 "이미 밭갈이와 파종까지 끝난 지금에 와서 뙈기밭을 회수하고 있어 주민들의 분노가 더 큰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차라리 이른 봄철에 토지를 회수했으면 사람들이 힘들게 밭을 갈고 씨를 뿌리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파종하기 전에 지력을 높이느라 거름을 만들어 뿌린 노력과 종자 값은 어데서 보상 받아야 하냐며 주민들이 억울해 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북한당국이 이처럼 개인들의 토지를 전격적으로 회수하게 된것은 뙈기밭에 나무를 심고 그 사이에 곡식을 심으라는 중앙의 지시를 뙈기밭 주인들이 받아들이지 않고 이미 심어놓은 묘목마저 고의로 훼손했기 때문이라고 소식통은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뙈기밭을 회수당한 주민들이 분을 삭이지 못해 밤에 몰래 산에 올라가 자신들이 심어놓은 곡식을 마구 뽑아버리고 있다"며 "혜산카리비료공장 소성로 작업반장을 비롯해 검산동에서만 11명의 뙈기밭 주인들이 종자를 훼손한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