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이 김일성과 김정일 동상의 보위를 목적으로 배치했던 10군단 산하 한 고사총중대를 전격 해산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정은 제1비서의 안전에 위해가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이 소식을 전해들은 현지 주민들은 어처구니가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15일 양강도 혜산시의 한 소식통은 "양강도 보천군에 배치됐던 '김일성 동상보위 고사총 중대'가 올해 3월에 해산됐다"며 "해당 고사총 중대는 혜산시 주둔 10군단 산하 82연대 직속 9중대였다"고 밝혔습니다.
10군단 반항공 부대인 82연대는 보천보에 세워진 김일성 동상과 사적물들을 보위하기 위해 1989년에 9중대를 양강도 보천군에 조직했다고 소식통은 언급했습니다. 9중대에는 14.5미리 고사기관총 9문이 배치돼 있었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9중대가 해산된 원인과 관련해 소식통은 고사총 진지가 김일성 일가만 이용할 수 있는 전용도로인 '1호 도로' 주변에 위치해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북한은 '용천폭발사고'가 발생한 다음해인 2005년에 양강도 혜산시 검산동 '왕덕역' 주변에 있던 '삼지연 정밀기계공장'을 해체했습니다. 자동보총(소총) 탄환을 생산하는 군수공장이 가까이 있으면 김정일의 신변에 위험이 가해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습니다.
그러나 혜산-삼지연 사이 '1호 도로' 주변에 있던 고사총중대(9중대)는 여전히 유지돼 왔다고 소식통은 이야기했습니다. 김정일 시대에도 손보지 않고 그대로 놔두었던 9중대의 해산은 김정은 정권이 그만큼 군인들을 믿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소식통은 설명했습니다.
이와 관련 12일 양강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9중대는 올해 3월 탄약고부터 먼저 없앴다"며 "9중대가 보유하고 있던 고사총들은 현재 10군단 산하 보천군 교도사단 3대대(화승총 대대)의 군수창고에 보관돼 있다"고 말했습니다.
고사총중대는 해산됐지만 진지들은 그대로 남겨 두었고 고사총은 현역군인들로부터 직장에 다니는 교도대원들에게 이관됐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군수창고에 보관된 고사총을 훈련기간에만 교도대원들에게 배워주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고사총 중대를 유지하면서 위치만 옮기면 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소식통은 "다른 곳에 옮겨갈 거면 9중대를 왜 해산했겠냐?"며 "고사총을 다른 곳으로 옮기면 김일성 동상과 사적물들을 방어하는 기본임무와는 아무 관련이 없는 부대가 되어버린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들은 동상보위를 위한 고사총 중대가 해산된 데 대해 주민들이 "죽은 수령의 역사는 다 파괴돼도 상관없고 (김정은)원수님의 안전만 보장되면 된다는 거냐"며 "죽은 수령님이 몹시 섭섭해 하겠다"는 말로 당국을 조롱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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