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이 '200일전투'의 최대 성과라며 내세우고 있는 평양 여명거리 공사가 중국산 건설자재로 건설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자재수출에 대한 중국정부의 태도변화에 따라 여명거리 공사는 차질을 빚을 수도 있다고 소식통들은 주장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이 여명거리 건설을 선포한 것은 올해 3월 18일입니다. 유엔의 대북제재 시행에도 불구하고 김정은이 주요 국가건설을 관철하겠다는 의지를 과시하려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72층 건물의 골조를 두 달 만에 완공했다고 자랑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평안북도의 한 소식통은 3일 "여명거리는 시멘트를 제외한 모든 건설자재를 중국에서 수입해 쓰고 있어 김정은의 의도대로 금방 완공해낼 수 있는 공사가 아니다"라며 "만약 중국이 북한 철광석 수입에 대한 입장을 바꾸면 올해 완공이 어려울 것"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여명거리는 평양 김일성종합대학 인근에 있는데 김정일이 김일성종합대학에 입학하면서 '조선아 너를 빛내리'라는 맹세를 다진 장소로 여기서부터 북한의 여명이 밝아 온다는 뜻에서 이름 지어졌다고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그러나 소식통은 "여명거리 건설은 각 인민군 부대들과 도당위원회들이 건설 대상을 분담해서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인민군부대들과 각 도별로 공사 진척 도표까지 만들어 서로 경쟁시키고 있어 대규모 부실공사에 대한 우려가 매우 높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 4일 함경북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여명거리건설에 필요한 자재와 내부 시설 마감재는 모두 중국에서 들여오고 있다"면서 "함경북도 무산광산의 철광석을 중국에 넘기고 그 값으로 건설자재들을 들여오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북한은 함경북도 무산군에서 나오는 철광석을 가까운 남평세관을 통해 은밀히 중국에 수출하면서도 건설자재들은 멀리 떨어진 평안북도 신의주를 거쳐 들여오는 방법으로 교묘하게 금수품목인 철광석 수출에 대한 외부의 시선을 따돌리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이어 "중국이 국제사회에 밝힌 대북제재에는 북한산 철광석의 수입을 금지하는 내용이 들어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중국이 편법으로 북한 철광석을 받아들이고 대신 건설자재를 수출하고 있지만 중국이 대북제재를 이유로 언제든 철광석 수입을 중단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중국의 태도여하에 따라 김정은이 자신의 업적으로 내세우고 있는 여명거리 건설이 결정적인 난관에 부딪칠 수 있다는 사실을 현지 간부들은 잘 알기 때문에 중국의 눈치를 살피고 있다고 소식통은 언급했습니다.
0:00 / 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