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당국의 기습적인 불법영상물 단속으로 주민들이 공포에 휩싸여 있다는 소식입니다. 함경북도 청진시에서 '109 상무'의 불법영상물 단속에 걸린 한 여성이 자살을 택하는 등 죽음으로 저항하는 주민들도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당국이 불법영상물 검열을 대폭 강화하면서 공포정치를 극대화시키고 있다고 현지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불법영상물 단속은 국가안전보위부 직속인 '109 연합지휘부', 일명 '109상무'가 맡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언급했습니다.
'109 상무'는 불법영상물 단속을 목적으로 당, 보위부, 검찰, 보안, 인민위원회 성원들로 구성된 검열조직이라며 당과 군, 사법기관 간부들의 자택과 연고지를 대상으로 기습적으로 들이닥쳐 무차별 검열을 벌인다고 소식통은 말했습니다.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6일 "최근까지 계속되고 있는 '109 상무'의 검열이 살벌한 정도를 넘어 공포감을 주고 있다"며 "오죽하면 '109 상무'의 단속에 걸려든 한 여학생(23세)이 자살하는 사건이 또 발생 했겠냐"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지난 5월 예고없이 강행된 '109 상무'의 단속에 걸려든 여학생은 청진예술전문학교 성악과 4학년생으로 올해 졸업반"이라며 "도보위부에 설치된 '109 연합지휘부'에 끌려가 취조를 받던 도중 위생실(화장실)에서 자살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지방출신인 이 여학생은 청진시 포항구역 남강동에서 자가(자취)생활을 했다"며 "'109 상무'가 갑자기 들이닥쳐 가택수색을 하는 과정에서 한국영화가 저장된 메모리칩이 발견되어 '109연합지휘부'에 끌려갔다"고 소식통은 전했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같은 날 "109상무의 단속은 예고 없이 무차별로 진행 된다"면서 "옛날 왕조시대의 암행어사처럼 불시 단속을 벌이는 바람에 불법영상물을 소지하고 있는 주민들을 공포에 몰아넣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109 상무'에 걸리면 절대 빠져나오지 못할 뿐더러 최소한 10년 이상의 형을 받게 된다"며 "처벌을 피할 수 없다고 여긴 여학생은 자신과 연루된 친구들의 피해를 막기 위해 자살을 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109 상무에 걸리면 오승오(5x5cm)나무각자와 철선, 가죽띠를 이용한 모진 고문을 받게 되는데 누구도 불지 않고는 못 견딘다"며 "어차피 불법영상물과 관련된 가족, 친구들의 이름을 댈 수밖에 없기 때문에 차라리 자살을 택한 것인데 올해 들어 벌써 두 명이 자살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여학생은 109에 끌려가면서 미장사(미용사)인 사촌언니의 파마약을 몰래 품고 갔다가 그걸 마시고 음독자살했다"며 "지난 3월에도 '109상무'에서 조사를 받던 40대 여성이 조사실 5층에서 뛰어내려 자살했다"고 말해 '109상무'의 악랄한 단속과 고문 실태를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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