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해마다 북한의 낙지(오징어)잡이 철은 8월부터 시작됩니다. 그런데 올해는 낙지(오징어)가격이 대폭 오르면서 어민들이 너도나도 낙지잡이에 나서고 있다고 현지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의 낙지(오징어)값이 날로 치솟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중국 업체들이 낙지를 대량으로 사들이면서 낙지가격이 급등해 어민들의 낙지잡이가 예년보다 일찍 시작되었다고 현지 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20일 "올해는 한 달이나 빠르게 낙지잡이가 시작되었다"며 "지난해 7월에 kg 당 인민폐 5위안이던 생물낙지가 올해는 7원50전으로 뛰어 올랐는데 낙지가 없어서 못 팔 지경"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7월은 낙지가 채 자라지 않은데다 수확(어획)량이 적어 어선의 기름값도 건지기 힘들기 때문에 어민들이 낙지잡이에 나서지 않는다며 그러나 올해에는 낙지가격이 예년의 1.5배 이상으로 뛰어 올라 포구마다 낙지잡이 배들로 북적이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수출물량을 얼마나 확보하는가에 따라 한해 외화벌이 성과가 좌우되는 국가무역기관과 개인 장사꾼들 간의 낙지확보경쟁도 치열하다"며 "수산사업소와 외화벌이기관, 개인장사꾼들간의 지나친 경쟁도 낙지가격 급등의 원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또다른 소식통은 같은 날 "낙지 값이 오르면서 각종 편법이 동원되고 있다"며 "군부와 중앙급 외화기관들은 절차와 규정을 무시하면서 어민들의 '해상출입증'을 발급해주고 식량과 낙지잡이 어구까지 제공하는 방법으로 어민들을 끌어 모으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해안경비초소도 예년과 달리 군부외화벌이 기관이 동원한 어선은 무조건 통과시키고 있다"며 "이에 질세라 개인 선주들과 장사꾼들도 선금을 높여 주는 방법으로 낙지발이(잡이)꾼들을 모으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어선이 없거나 어구를 마련할 수 없는 어민들은 수산사업소나 외화벌이기관에 소속되거나 높은 선금을 제시하는 장사꾼에 고용된다"며 "외화벌이 기관은 어획량을 8대2 비율로 나눠 20%를 어민의 몫으로 지급한다"고 말했습니다.
반면 개인어선에 고용된 어민들은 어획량을 선주와 6대4의 비율로 나누어 판매가의 40%에 해당하는 돈을 자기 몫으로 챙길 수 있다 고 밝힌 소식통은 낙지잡이 배와 어구를 갖춘 어민은 선주로 불리는데 이들은 올해 낙지철을 맞아 돈방석에 앉게 되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소식통들은 그러나 아무리 낙지가격이 오른다 해도 어선도, 어구도 없는 어민들은 형편이 크게 나아지지 않는다며 낙지를 많이 잡아도 자신의 몫에서 선주로부터 미리 받은 선금을 제하다보면 생계의 어려움은 계속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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