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의 장마당에서 사회적 우대자들인 '영예군인(상이군인)'들의 범죄행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배급조차 받지 못하는 '영예군인'들이 극심한 생활난을 겪게 되자 강도와 폭력행위를 일삼으면서 이들의 행패는 시간이 갈수록 더 해가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예군인들 속에서 발생하고 있는 사회적 범죄를 엄격히 단속할 데 대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지시가 2014년 '8월 10일 방침'으로 내려졌지만 북한 장마당들에는 여전히 '영예군인'들로 무어진(이루어진) "짝다리패"가 행패를 부리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짝다리패'(목발패)의 대부분이 제대군인들로서 이들은 군복무기간 '희천발전소'나 '도로 건설', '평양 10만세대건설' 등에 동원 되었다가 사고로 부상을 입어 제대된 '영예군인'들입니다.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28일 이들 영예군인들이 최근 시장마다 활보하면서 갖은 횡포를 다 부리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청진시 수남, 포항, 수원, 청암을 비롯한 도내 장마당 어디를 막론하고 이들 '짝다리패'들이 폭력을 휘두르지 않는 곳이 없다고 소식통은 언급했습니다.
'짝다리패'는 매 시장마다 5~7명씩 패를 지어 주민들을 괴롭히고 있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이들은 아침 일찍 시장 입구로부터 시장 안을 모조리 돌아치며 주민들에게 껌이나 값이 싼 사탕을 내밀며 비싼 값으로 강매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지적했습니다.
이들은 개당 북한 돈 100원인 껌을 천원에 강제로 사게 한다며 매탁마다 돌며 장사꾼들을 괴롭히는 한편 돈 꽤나 있을 만한 사람들을 보면 반드시 구매하도록 강요하고 있어 주민들은 멀리에서 '짝다리'가 보이기만 해도 피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들의 요구를 들어 주지 않을 경우 '짝다리패'가 무리로 '짝다리'(목발)를 휘둘러 상대에게 폭행을 가하거나 매탁의 물건들을 마구 부수며 온갖 행패를 부려 '짝다리패' 난동으로 인해 장마당은 하루도 조용한 날이 없다고 소식통은 설명했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김일성 시대까지는 군복무중에 상해를 입은 사람들을 '영예군인'으로 높이 대우했다"면서 "하지만 김정일 시대부터 '영예군인 우대'는 명색뿐이고 일거리도 없어 생계가 어려워지자 '짝다리 패'가 장마당에 등장하기 시작했다고 27일 밝혔습니다.
그러나 '고난의 행군'과 각종 건설과정에서 너무도 많은 '영예군인'들이 발생했지만 현 정권은 이들을 방치하고 있다며 그들을 무작정 나쁘다고 할 것이 아니라 사회적 관심과 제도적 장치부터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소식통은 또 "이들은 소동을 피우다가 장마당 보안원이나 관리원들이 말리면 '나를 잡아가라'고 오히려 고함을 지르며 대든다"며 "때문에 보안원이나 관리원들도 이들을 피하고 있어 장사꾼들이 돈을 주며 그들을 달래야 하는 형편"이라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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