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통일가요 ‘우리의 소원은 통일’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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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이 최근 노래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금지곡으로 지정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남북이 함께 부르는 유일한 통일가요를 북한이 금지곡으로 선포한데 대해 주민들이 의아해 하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전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2일 "중앙에서 얼마 전 주민들에게 노래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금지곡으로 선포했다"면서 "지금껏 통일을 강조하면서 남북이 함께 부르던 노래여서 주민들의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김일성시대부터 '우리의 소원은 통일'은 7천만 민족을 하나로 묶는 통일가요로, 하나 된 강토에서 한민족으로 살아 갈 의지를 담은 대중가요였다"며 "김일성과 김정일 시기에도 통하던 이 노래가 김정은이 집권하면서 금지됐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1989년 남조선(남한)정부의 허락을 받지 않고 제3국을 통해 평양에서 개최된 제13차 세계청년학생축전에 참가한 남조선 전대협대표자 임수경 학생을 시작으로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 조선의 통일가요로 대중화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2000년 6월 평양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에서 당시 김정일과 김대중 대통령이 6.15남북공동선언에 서명하고 손을 맞잡고 부른 노래도 '우리의 소원은 통일'인데 최근 금지곡으로 선포되어 이제 부를 수 없게 되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남도의 한 소식통은 같은 날 "요즘 금지곡으로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 선정되자 주민들이 혼란에 빠져있다"며 "이번 금지곡은 결국 김정은의 통일의지를 가늠할 수 있는 잣대"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지난 7월 중순부터 각종 금지곡에 대한 통제가 강화됐다"면서 "공공장소에서 금지곡을 부르거나 현장에서 함께 듣고도 신고하지 않은 주민에 대해 엄중히 처벌한다고 공장, 기업소, 인민반 주민들에게 선포됐다"고 강조했습니다.

통일노래가 금지곡으로 추가된 이유에 대해 소식통은 "금지곡선정과 함께 전달된 김정은의 지시내용에 '더 이상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 아니다'라고 명시돼 있으며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 아니라 군사강국이 되는 것이라고 규정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금지곡으로 지정하라는 김정은의 지시는 그의 조국통일론을 반영한 것"이라면서 "김정은은 통일은 구걸해서 이루는 것이 아니라 핵보유국, 군사강국이 되면 스스로 이루어지는 것이라고 주민들에게 선전해왔다"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소식통들은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 금지곡으로 선포되자 주민들은 김일성과 김정일의 민족통일론과 김정은의 통일론이 다른 것이냐고 의문을 제기하면서 현재의 체제불안을 감추기 위해 멀쩡한 통일노래에 대해 과잉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