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이 큰물에 휩쓸려 위기에 처한 접경지역 주민들의 구조를 중국군에 요청한 사실이 알려져 빈축을 사고 있습니다. 자연재해로 생명이 위태로워진 자국 공민의 구조를 외국군대에 맡긴 것이라고 현지 소식통들은 지적했습니다.
관련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국경연선 주민들이 지난달 31일 태풍 '라이언록'에 의한 큰물로 심각한 피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북한당국이 접경지역 주민의 인명구조를 중국 측에 떠맡긴 것으로 알려져 비난에 휩싸였습니다.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5일 "지난달 31일 태풍에 의한 폭우로 온성군 남양노동자구 일대가 완전히 물에 잠겼다"면서 "살림집이 파괴되고 학교와 전선이 물에 잠기는 등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예년에 없는 물난리에 수많은 남양노동자구 주민들이 삶의 터전을 잃고 한지에 나앉았다"면서 "두만강 수위가 갑자기 높아지면서 일대가 완전히 물에 잠겨 도로가 끊기고 산사태가 이는 등 말 그대로 난장판이 되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전날부터 내린 비에 두만강 수위가 10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주민들은 밤새 불안에 떨어야 했다"면서 "다음날인 31일에는 살림도구와 가축을 버려둔 채 제각각 높은 곳으로 대피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이런 와중에서 미처 대피하지 못하고 행방불명이 된 주민들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다행히 온성도에 고립되었던 주민들은 중국변방부대가 투입되어 모두 안전하게 구조되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 온성군 강안리의 한 소식통은 4일 "이번 큰물 피해로 인해 주민들의 당국에 대한 비난과 원망이 한층 높아졌다"면서 "막상 두만강이 범람해 주민들이 위험에 처하자 평소 주민들의 탈북을 막는다며 국경연선에 포진해있던 그 많은 국경경비대 인력은 찾아볼 수가 없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밤새 내린 폭우로 국경경비대의 초소들도 완전히 물에 잠겨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며 "사태가 급박해지면서 중국 변방대가 동원되어 급류에 고립된 조선사람들을 구조하는데도 조선군인은 눈에 띠지 않아 주민들이 인민군대를 향해 거세게 항의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수백채의 주택과 농작물피해는 그렇더라도 수많은 주민들이 생사의 갈림길에 섰는데 인민군대는 전혀 도움을 주지 않았다"며 "다행히 강 건너에서 국경선을 지키던 중국 변방부대가 무인기(드론)와 뽀트 등 장비를 동원해 급류에 고립된 주민들을 구조해 살릴 수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소식통들은 이번 장마피해가 컸던 이유는 북한이 대홍단 서두분장의 서두수저수지 댐을 갑자기 개방했기 때문이라며 주민들을 통제할 줄만 알았지 정작 위기에 처한 주민들을 구할 대책이 전혀 없는 당국의 무능함에 주민들이 분노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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