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꽃제비’를 범죄자들로 낙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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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당국이 가을철 산불예방을 강조하면서 '꽃제비'들을 산불을 일으키는 범죄자로 몰아가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올 봄 북한의 여러 지역에서 일어난 산불이 모두 남한 안기부의 사주를 받은 '꽃제비'들의 소행이라고 선전하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올해 봄 산불로 많은 손실을 입은 북한이 가을철 산불예방을 위해 요란한 선전을 펼치고 있습니다. 그런데 산불을 일으킨 책임을 모두 한국의 안기부(국가정보원)와 '꽃제비'들의 탓으로 돌리고 있어 주민들의 비웃음을 사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은 말했습니다.

최근 연계가 닿은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올해 5월 부령군 일대에서 대형 산불이 일어났다"며 "산불의 책임을 물어 도 국토환경 관리국장과 산림보호구 소장 등 여러 명이 처벌을 받았다"고 7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특히 국가명절인 5월 1일 국제로동자절을 맞아 '청진경기장'에서 체육경기대회가 한창이던 와중에 청진시 청암구역 관해동, 부령군 형제리와 김책시 일대에서 큰 산불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해 체육경기대회가 도중에 중단됐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당시 산불이 일어난 책임을 물어 북한 당국은 함경북도 국토환경부문, 산림경영 부문의 간부들을 대거 물갈이 했다고 그는 이야기했습니다. 산불은 봄철 농사준비에 나선 주민들이 뙈기밭을 일구는 과정에 발생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그는 언급했습니다.

하지만 얼마 전부터 북한 당국은 가을철 산불예방과 관련한 주민강연회를 조직하고 "올해 봄 함경북도에서 있었던 산불이 모두 안기부의 돈을 받은 '꽃제비'들의 소행이라고 선전해 주민들이 쓴 웃음을 짓게 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설명했습니다.

이와 관련 7일 함경북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당 창건 기념일 전으로 무조건 '꽃제비'들을 없애라는 것이 중앙의 지시"라며 그러나 "애육원과 중등학원의 열악한 환경으로 인해 어린 아이들이 중등학원에서 탈출해 '꽃제비'로 떠돌고 있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온갖 통제에도 불구하고 '꽃제비'들이 계속 늘어나자 북한은 '꽃제비'들을 사회적 범죄자로 몰아가고 있다고 그는 주장했습니다. '꽃제비'들에 대한 주민들의 증오심을 불러 일으켜 그들을 사회와 완전히 격리시키겠다는 것이 당국의 의도라고 그는 지적했습니다.

특히 소식통은 "한국 안기부의 지시에 따라 '꽃제비'들이 산불을 질렀다는 주장은 현재 중등학원에 격리돼있는 '꽃제비'들을 안기부의 간첩으로 낙인찍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이는 '꽃제비'들의 앞날에 큰 악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당국의 비열한 '꽃제비' 대책을 비난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