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당국이 수해복구를 위해 동원한 지원인력의 식량을 수해지역 주민들에 떠맡기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수해복구에 동원된 인력들이 수해지역의 농작물들을 닥치는 대로 거둬 가면서 현지 주민들이 이중고를 겪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이 큰물피해를 입은 수해지역복구에 전체주민이 떨쳐나섰다고 연일 선전하고 있습니다. 당중앙위원회 호소문을 통해 10만여 명의 지원노력을 동원했다고 밝히고 있지만 정작 지원자들의 식량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지원자들이 현지에서 식량 도둑질을 하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12일 "중앙에서 전체 군인들과 인민들에게 북부지역 큰물피해복구를 호소했다"면서 "각 도마다 돌격대를 조직하는 한편 올해 중에 끝낸다던 '려명거리건설'노력까지 수해복구현장으로 돌렸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각 도의 공장 기업소들에서 수해복구에 동원될 노력을 모집했다"면서 "그러나 중앙의 지시가 10월 당창건 기념일 전에 수해복구를 끝내라는 것이어서 벌써부터 피해지역 주민들은 형식적인 동원에 그칠 것을 염려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지난해 8월에도 나선지역 수해복구 지원자들과 지역주민들 간의 마찰이 심각했다"면서 "올해도 역시 10만 명의 인원을 동원하면서 지원인력의 먹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피해지역 농작물들이 수난을 겪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수해복구 인력동원 지시는 원수님(김정은)의 인민사랑에서 나온 것이라고 관영 매체에서 요란하게 선전하지만 현지주민들은 수해복구를 위해서는 지원인력이 아니라 복구자재가 급하다고 호소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13일 "수해를 입은 데다 수해복구 지원인력들이 쓸어 들어와 그나마 남은 농작물을 초토화시키고 있다"면서 "김정은의 직접 지시에 따라 동원된 인력이어서 주민들은 어디에 하소연 할 방법도 없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수해현장으로 군대와 공장 기업소의 돌격대, 일반 주민과 학교 학생들까지 몰려들고 있다"면서 "아무런 숙식대책도 없이 10만 명을 투입하면서 이들이 지역주민과 농작물에 끼치는 피해는 홍수피해보다 더 클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수해복구 지원자들이 부족한 식량을 주변 농작물을 도둑질해 해결하고 있다"면서 "태풍으로 이미 큰 손실을 입은 수해지역 주민들은 중앙에서 도적떼를 끌어다 놓았다며 김정은의 처사를 비난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회령시 대덕리에서는 강냉이(옥수수)밭을 지키던 뙈기밭주인이 농작물을 훔치려던 도둑들에게 맞아서 사망한 사건이 있었다"며 "이처럼 수해복구 지원인력들이 떼도둑으로 변하면서 수해지역 주민들은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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