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 함경북도 청진시의 경우, 그동안 진행해온 노동당 창건 70돌을 위한 건설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건설을 위해 강제적으로 주민들의 주머니를 마구잡이식으로 털어내면서 김정은 정권에 대한 청진시 주민들의 반감은 한층 더 높아졌다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올해 노동당창건 기념일 전으로 함경북도 청진시가 끝내야 할 건설과제는 포항구역 중심의 아파트 살림집입니다. 김일성, 김정일 동상에서부터 이미 해체된 청진제강소 구간까지의 직선도로를 내고 양옆에 고층 살림집 아파트들을 건설한다는 계획이었습니다.
하지만 지난 5월 청진시를 현지 시찰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는 청진시 철도주변과 기존 도로주변의 아파트 외벽을 모두 현대적으로 꾸미고 관광객들의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시내 포장도로를 전면적으로 개조할 데 대한 지시를 내렸습니다.
늘어난 건설과제가 방대했지만 도당위원회와 청진시 당위원회가 함경북도 내 시, 군, 구역의 노동자들, 심지어 김매기가 끝난 협동농장 농민들까지 총동원해 가까스로 건설공사를 마무리하는 단계에 이르렀다고 소식통들은 언급했습니다.
25일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김일성 동상 앞에 건설되는 23동의 아파트는 이미 외부공사까지 마쳤다"며 "건설된 아파트는 12층에서 18층까지인데 내부 공사는 배정된 가정세대들이 자체로 마무리해야 한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아파트 지붕에는 철판기와를 사용했는데 최근 중국에서 수입한 휘발유와 디젤유를 담은 드럼통을 재활용한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드럼통을 기와로 재활용하면서 애초 중국에서 수입하려던 많은 철판기와의 값을 절약할 수 있었다고 그는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또 다른 소식통도 "청진시 송평구역에서 나남구역까지 이르는 철길주변과 청암구역을 가로지르는 도로 양 옆의 아파트 현대화 공사가 거의 마무리되고 있다"고 25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말했습니다.
현대화 공사에 필요한 자금은 전부 해당 지역 주민들로부터 강제로 거두었다고 그는 말했습니다. 거둔 돈은 구역마다 다른데 신암구역과 청암구역 도로 양옆에 사는 주민들은 매 가구당 중국인민폐 300위안 정도씩 부담했다고 그는 전했습니다.
그 외 매 인민반들은 하루씩 건설자들의 식사를 돌려가며 맡아야 했다며 매일 거두는 돈을 감당할 수 없어 도로와 철길주변에 살던 가난한 주민들은 집을 팔고 교통이 어려운 청진시 변두리로 이사할 수밖에 없는 부조리가 빚어졌다고 그는 지적했습니다.
소식통들은 "청진시 건설이 마무리되고 당 창건 70돌만 지나면 사정이 좀 나아지지 않겠느냐는 한줄기 희망으로 주민들이 힘겹게 버티고 있다"며 "70돌 행사 후에도 지금처럼 당국에 의한 수탈이 계속된다면 축적된 주민들의 분노가 폭발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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