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 함경북도 청진시 주민들이 올해 5월 현지지도에 나선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즉흥적으로 내린 지시로 인해 큰 곤경에 처해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실을 무시한 엉뚱한 지시로 주민들의 부담이 늘어나고 불만도 함께 커지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말했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올해 5월 함경북도 청진시를 현지지도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는 가축업과 가금업의 현대화를 현지 간부들에게 강조했습니다. 이러한 비현실적 지시는 고스란히 주민들의 부담으로 돌아와 김정은에 대한 반감이 높아가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언급했습니다.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지난 5월 청진시를 현지지도 한 김정은이 구덕 닭공장을 새롭게 다시 지을 것을 지시했다"며 "멀쩡한 닭공장을 허물고 다시 지으라고 하니 건설에 동원된 주민들이 너무도 황당해하고 있다"고 5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구덕닭공장을 다시 짓는데 필요한 자재와 자금, 노력동원은 그대로 라남구역 주민들의 부담으로 돌아와 주민들은 2중 3중의 고초를 겪고 있다며 별 문제 없는 건물을 왜 허물고 다시 지으라는 건지 주민들은 물론 간부들조차 이해를 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닭공장을 다시 지으라면서 자재와 자금은 자체로 해결하라고 지시해 주민들은 해체된 건물의 벽돌, 스레트와 콘크리트 기초석, 지어 나무판자에 박힌 녹이 슨 못까지 재활용하는 형편이라며 이렇게 쓰레기를 모아 짓는 건물이 어떻게 현대화 될 수 있겠냐고 소식통은 비난했습니다.
특히 자재를 최대한 재활용하고 있지만 닭공장 건설에 필요한 자재와 자금이 턱없이 부족해 공장종업원들과 라남구역 주민들에게 못과 벽돌, 판자를 바치고 충성의 자금을 내라는 구역당 위원회의 독촉이 불같다고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닭공장 현대화라는 게 뭘 의미하는지 모르겠는데 설령 닭공장이 현대적으로 잘 지어진다고 해도 우리 형편에서 가금류를 제대로 키운다는 것은 '그림의 떡' 이라고 최근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닭공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종자문제로부터 사료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닭을 제대로 키우지 못하는 형편이라며 이러한 현실은 안중에도 없이 무작정 청진시에 가금류공장들을 많이 세우라는 김정은의 지시는 주민들을 곤경에 몰아넣어 반발을 불러올 수밖에 없다고 그는 설명했습니다.
소식통들은 "사람이 먹을 것도 없는 시국에 닭을 키울 사료가 어디 있느냐"며 "김정은의 5월 현지지도 내용이라는 게 사료문제나 종자문제는 젖혀두고 닭공장을 비롯해 모든 건물을 닥치는 대로 부수고 새로 지으라는 내용밖에 없어 주민들이 격앙되어 있다"고 현지 실정을 이야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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