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수확기에도 식량가격 불안정

0:00 / 0:00

앵커: 가을 수확기를 맞은 북한에서 갑자기 식량가격이 오르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장마당에 돈이 돌지 않으면서 식량을 비롯한 전반적인 물가가 오르고 있다고 현지소식통들은 전하고 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에서도 국내외 정세에 가장 민감한 곳이 장마당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장마당의 물가도 북한 내부사정 보다는 북·중 관계와 국제정세에 따라 수시로 영향을 받고 있다는 게 현지소식통들의 주장입니다.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10일 "최근 장마당에서 식량가격이 오르면서 주민들이 식량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만가을(늦은 가을)에 식량가격이 오르는 현상에 대해 주민들이 당혹스러워 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최근 장마당에서 입쌀은 1kg당 중국 인민폐 5원 50전(북한돈 7150원)이고 강냉이(옥수수)는 2원 30전(북한돈 3천원)을 웃도는 실정"이라며 "9월까지 입쌀 4원 50전(인민폐), 강냉이 2원정도로 안정세를 보이던 식량 값이 갑자기 올랐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수해를 입은 북·중 국경연선 일부지역을 제외하고 전국적으로 예년에 비해 농사작황이 좋은 것으로 발표되어 수확 철이 지나면 식량가격이 당연히 내릴 줄 알았다"며 "원래부터 국경지역은 전체 조선(북한)농사 작황에 별로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곳"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요즘 식량가격이 오르는 것은 수해 때문은 아니다"라고 주장하면서 "수해로 인한 피해지역이라고 해봐야 국경(두만강)을 낀 5개 지역뿐"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와 관련 양강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혜산장마당의 물가가 날마다 뛰고 있다"면서 "그 중에서도 특히 입쌀과 강냉이를 대량으로 사들인 장사꾼들이 물량을 풀지 않아 가격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식량을 대량 확보한 장사꾼들이 가격이 더 오르기를 기다리는 데는 이유가 있을 것"이라며 "북·중 관계에 누구보다 민감한 장사꾼들이 확보한 식량을 풀지 않는 것으로 볼 때 북·중 관계가 당분간 긴장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식량가격이 작년에 비해 큰 폭으로 상승했지만 장마당에 나오는 식량물량은 매우 제한적"이라면서 "하루벌이로 살아가는 많은 주민들은 날로 뛰는 식량가격을 보며 매우 불안한 마음으로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들은 가을철임에도 불구하고 날마다 뛰는 식량가격은 주민들의 불안 심리를 자극하게 되고 이 같은 불안감은 곧 북한사회의 불안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