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중국에 파견 된 북한 외화벌이 근로자들이 중국 업체와의 계약을 일방적으로 파기하는 행위가 빈발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북한 근로자들이 더 좋은 돈줄을 좇아 계약된 업주들에게 통보도 없이 단체로 야반도주하는 경우도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관련 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23일 중국 길림성 연길시 서시장 주변 '미주 소고기면'집에서 일하던 북한 접대원 20여 명이 하룻밤 사이에 이유 없이 사라지는 사건이 발생했다고 복수의 현지 조선족 주민들이 25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인근에서 식당을 운영하고 있다는 한 조선족 주민은 "사건이 발생한 '미주 소고기면집' 의 실제 소유자는 중국인"이라며 "하지만 북한 음식을 내놓고 북한접대원들을 고용한 것으로 해서 현지에서는 '북한식당'으로 부른다"고 설명했습니다.
"미주 소고기면집 뿐만 아니라 중국에서 운영되는 북한식당 중에는 대부분 이처럼 중국인 주인이 북한 접대원을 고용하는 형식으로 운영되는 곳이 많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미주 소고기면집'에 파견된 북한접대원들은 20대 초반의 여성들로 2년간의 계약을 맺고 일을 시작했다고 그는 이야기했습니다.
이들은 음식접대와 함께 북한노래와 춤 공연으로 손님들의 인기를 끌었으며 연길시에서 꽤 이름을 날렸다고 그는 언급했습니다. 하지만 지난 23일 모든 접대원들이 공연에 사용하던 악기와 짐까지 모조리 챙겨가지고 야반도주했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북한 접대원들을 고용함으로써 식당운영이 잘 되어 돈을 벌던 식당 주인은 갑자기 이들이 사라지는 바람에 결국 식당 문을 닫을 수밖에 없었다고 그는 말했습니다. 아직 계약기간이 남아 있는데 아무런 설명도 없이 사라진 이들을 놓고 주변의 식당 업주들까지 나서 비난하고 있다고 그는 주장했습니다.
이와 관련 또 다른 연길시 주민 소식통은 "북한 식당들에 배치된 여성들은 함께 파견된 관리자와 생활하면서 항상 감시당하고 있다"며 "위생실(화장실)도 마음대로 출입하지 못할 만큼 감시가 철저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접대원들의 도주를 놓고 현지 주민들은 감시하는 관리자의 지시가 없는 한 그들의 집단 도주는 불가능하다며 도주한 접대원들은 돈 벌이가 더 좋은 다른 지역 식당으로 옮겼거나 내부적인 사정으로 북한에 소환됐을 것이라고 추정했습니다.
소식통들은 "비단 미주 소고기면집의 경우만이 아니라 다른 식당들에 파견된 북한 근로자들도 계약기간이 남았는데도 업체를 집단 이탈하거나 야반도주하는 일이 자주 발생하고있다"며 "이런 위험부담으로 하여 최근 중국인 업주들은 될수록 북한 근로자들을 고용하지 않으려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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