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 김정은 위원장을 조롱하는 표현들이 평양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정은을 직접적으로 조롱하는 유행어들은 대부분 평양의 간부들 속에서 시작된 것이어서 그 파급효과가 더 크다고 현지소식통들은 밝히고 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양시의 한 소식통은 12일 "김정은이 현지시찰을 하고나면 곧이어 유행어가 생겨나고 있다"면서 "나이 많은 간부들을 함부로 다루고 죄인 취급하는 김정은의 행태를 두고 '무능한 철부지' '버릇없는 돼지'라는 조롱 섞인 비난이 일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김정은에 대한 비난은 주로 '철부지', '돼지'라는 말들이 들어가 있다"면서 "지난 8월 김정은이 평양 대동강돼지공장을 현지 시찰한 내용이 TV로 방영되고 나서 김정은을 돼지에 비유하는 유행어가 퍼지기 시작했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특히 허물없이 가깝게 지내는 사람들끼리는 김정은 돼지공장 현지시찰 영상물을 보면서 '친구들을 만나서 반가운 것 같다'느니 '돼지무리 중에서도 사람돼지가 제일 무거워 보인다'는 말로 과도 비만상태의 김정은을 조롱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평양시에서는 김정은에 '돼지'와 더불어 '지도자급'이라는 유행어도 함께 붙었다"면서 "특히 장마당 등에서 김정은의 비만을 희화화한 말들이 확산되고 있는데 살이 많이 붙은 짐승에 '지도자급이네'라는 말로 조롱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북한주민들은 김정은의 통치스타일을 '이기주의 정치', '의심정치'라는 말로 요약하고 있다"면서 "말로는 인민을 위한다지만 실제로는 오로지 자기 자신만을 위한 '이기주의 정치'를 하고 있는데다 주변의 가까운 간부들조차 믿지 못하는 '의심정치'를 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장성택 등 고위층을 무자비하게 총살하는 것을 두고는 '조선사람 씨종자를 다 말리겠다'"고 비난하고 있으며 "김여정이 2인자로 통치에 가세한 것을 빗대 '집안정치', '가족정치'라는 말도 나오고 있으며 나중에 김여정의 남편도 장성택과 같은 운명을 맞게 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와 관련 평양시의 또 다른 소식통은 13일 "평양시에서는 공공시설은 물론 일반가정들도 심각한 전력난 때문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고 있다"며 "이런 추세를 반영해 '조선에서는 태양을 믿고 산다'는 유행어가 새로 등장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태양을 믿고 산다'는 말은 얼핏 들으면 태양으로 불리는 김일성을 찬양하는 말처럼 들리지만 사실은 김정은도 해결하지 못하는 전력난을 결국 태양광 패널이 해결해주면서 김정은보다 태양광패널이 훨씬 낫다"는 의미라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남한의 인기 드라마 '태양의 후예'는 조선에서도 인기가 많다"며 이를 본 주민들은 "우리가 태양(김일성)민족이라는데도 매일 굶고 고생만 하는데 이런 태양민족보다 저런 태양의 후예가 되고 싶다고 말한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들은 평양을 중심으로 김정은을 조롱하는 유행어가 확산되는 것은 과거 같으면 상상도 못하던 일이라면서 이제는 북한 주민들도 외부세계의 소식을 자주 접하면서 북한체제에 대한 비판적 평가를 서슴없이 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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