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의 혁명유적지로 유명한 보천보에서 삐라 살포사건이 발생했다는 소식입니다. 중앙에서 급파된 그루빠에 의해 조사가 진행되고 있지만 범인의 윤곽조차 잡히지 않아 지역주민들이 곤욕을 치르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에서 보천보는 항일무장투쟁시기 김일성이 조국진군의 첫 총성을 울린 것으로 알려진 중요한 혁명유적지입니다. 과거 김일성이 '일제를 타도하자'라고 연설하며 인민을 선동한 보천보에서 '김정은을 타도하자'는 내용을 담은 삐라가 살포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양강도 혜산시의 한 소식통은 10일 "보천군 보천시장가는 길목에서 지난 20일 '김정은 타도하자'라는 글이 적힌 종이삐라가 살포됐다"면서 "중앙에서 급파된 '중앙당 검열그루빠'가 군당위원회에 진을 치고 엄중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파견된 그루빠는 범인을 색출하기 위해 전 군민들을 대상으로 필체조사를 벌이고 있다"며 "외지로 외출한 주민과 외부에서 들어온 주민들을 의심명단으로 분류해 심문조사를 벌이는 한편 불의의 시각에 가택수색을 펼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삐라 사건이 발생하자 그루빠에서 조사가 끝날 때까지 보천군 주민들의 이동을 전면 금지시켰다"면서 "장거리 장사로 생계를 이어오던 주민들이 중앙당그루빠의 조사 때문에 생계에 지장을 받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11일 "이달 초 청진시에서 제일 큰 장마당인 수남장마당의 한 콘크리트 벽에 '인민의 원쑤 김정은을 처단하라'는 글이 씌어져 큰 소동이 벌어졌다"며 "이 글씨는 학습장크기의 흰색글자로 되어있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새벽 5시가 좀 넘어 야간순찰을 마무리하던 청진시 보안서 소속 야간 순찰대가 '김정은을 처단하라'는 문구를 발견했다"며 "순찰대는 급히 주변도로를 차단하고 주민통행을 금지시켰지만 문제의 벽보내용은 삽시간에 주민들에 알려졌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새벽 4시부터 활동을 시작하는 장사꾼들에 의해 벽보가 목격되었다"면서 "김정은을 처단하라는 문구가 시장벽체에 씌어져 있다는 사실이 급속히 청진시 주민들속에 퍼지고 나서야 보위부와 보안서의 합동조사가 시작됐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산업동에 거주하는 한 주민이 특정인을 범인으로 지목해 신고했다"면서 "하지만 신고자가 범인을 목격했다고 지목한 후 인근 수성천 둑에서 정체모를 사람들의 습격을 받아 눈 주위가 찢기고 머리가 터지는 불상사를 당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들은 김일성이 '일제를 타도하자'고 외쳤다는 혁명유적지에서 '김정은 타도하자'는 삐라가 살포될 정도로 북한 내부 사정이 흉흉한 것이 현실이라며 범인으로 의심되는 사람을 신고한 주민이 불의의 습격을 당한 것에 대해서도 주민들은 '모르는 척 넘어가야지 왜 신고를 해 화를 불러오느냐"며 비난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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