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노동자규찰대까지 주민 수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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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 장마당에서 노동자규찰대의 단속활동이 강화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담당보안원들에 덧붙여 노동자규찰대까지 장마당 주민들을 갈취하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전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의 곳곳에는 주민들을 단속하는 노동자규찰대가 널려 있습니다. 길거리 주민들의 옷차림에서부터 오토바이 단속, 장마당 불법장사에 이르기까지 이들의 단속범위는 딱히 정해진 게 없이 매우 광범위합니다.

17일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노동자규찰대의 횡포로 연말을 맞는 주민들이 금전적, 물적 피해를 입고 있다"며 "노동자규찰대는 구역별로 매 직장들에서 선발되지만 단속에 관한 지시는 지역인민보안부 순찰대로부터 받는다"고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또 "노동자규찰대의 소속은 각 시, 군 청년동맹 조직부 산하 '불량청소년그루빠(그룹)'이지만 실제로는 지역에서 소문난 깡패들 중에서 선발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노동자규찰대는 사법기관의 승인을 받은 공식적인 깡패집단"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최근 북한당국이 장마당에서의 불법상품유통을 강력 단속하고 나섰는데 이미 뇌물을 받아먹은 담당보안원들이 해당 장사꾼들을 단속하기 껄끄러워지자 노동자규찰대를 앞세워 장사꾼들의 상품을 강제로 압수하는 등 강도나 다름없는 행각을 벌이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함경북도 청진시 수남장마당의 경우, 담당보안원들이 노동자규찰대원들에게 하루 1인당 북한 돈 20만원어치를 회수하라는 과제까지 주었다며 "솔직히 장마당에서 상표와 가격, 원산지를 일일이 따지면 합법적인 물건이 어디 있겠느냐"고 소식통은 지적했습니다.

같은 날 함경북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함경북도에서 단속이 가장 심한 곳은 청진시에서 제일 큰 수남장마당으로 이곳은 전국의 불법상품들이 다 모이는 전시장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라고 밝혔습니다.

장사꾼들로부터 일상적으로 뇌물을 받아먹은 보안원들은 연말 단속기간이 되자 더 많은 뇌물을 챙기기 위해 노동자규찰대를 내세워 물건들을 모조리 회수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노동자규찰대는 사복차림으로 다니기 때문에 장사꾼들이 미처 피할 새도 없이 단속을 당한다"고 소식통은 말했습니다.

소식통들은 "노동자규찰대가 보안원들의 송년회와 설명절을 위한 금품을 확보하기 위해 가혹한 단속을 펴고 있다"며 "이 같은 사정이 알려지면서 주민들은 노동자규찰대를 떼강도나 다름없는 비열한 집단이라고 비난 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