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고기잡이가 생업인 북한 함경남도 신포시 어민들이 요즘 바다에서의 조업을 포기하고 역전에서 장사를 하며 생계를 이어가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어민들의 생계를 위협하는 것은 단순히 열악한 어로장비 탓만이 아니라는 소식입니다. 온갖 명목으로 시행되는 단속을 피해야 하고 해안경비대와 지역 간부들에게 바쳐야 하는 뇌물이 너무 많아 힘들게 어로활동을 해도 손에 남는 것이 없기 때문이라는 게 어민들의 하소연입니다.
함경남도의 한 소식통은 17일 "바다에서 조업해야 할 어민들이 바다를 떠나 역전에 몰리고 있다"며 "때 없이 바뀌는 수산정책과 갈수록 심화되는 해안규제로 어민들은 아예 어로활동을 포기하고 하루하루 장사로 연명하고 있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특히 함경남도 신포시 앞바다에는 예전 도루묵과 명태철만 되면 전국에서 몰려든 고깃배로 문전성시를 이뤘지만 지금 신포시는 녹 쓴 어선들만이 백사장에 묶여있고 해산물을 거래하러 오는 사람들도 거의 사라졌다고 그는 강조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대신 어업에 종사하던 대부분의 신포시 어민들은 이젠 바다를 등지고 기차역으로 향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어민들이 바닷가 대신 역전에 몰리는 것은 겨울철 전기사정이 나빠지면서 열차들이 신포역에 오랜 시간 머물러 있기 때문"이라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 최근 자유아시아방송과 연계를 가진 신포시의 한 주민은 "우리나라(북한)의 철도에 보장되는 전기는 신포시를 거점으로 북부지구는 수풍수력발전소, 남부지구는 북창화력발전소로 갈라진다"고 밝혔습니다.
이런 사정으로 북한 북부지역과 남부지역을 오가는 열차들은 신포역에서 제일 오래 서 있기로 유명한데 겨울철 극심한 전기사정으로 최근에는 여러 대의 열차가 몇 시간, 지어 며칠씩 멈춰있을 경우가 많다고 소식통은 지적했습니다.
겨울철 난방장치도 없는 열차가 신포역에 정차하면 승객들은 추위를 피하고 식사를 해결하기 위해 열차에서 내려 역구내에 들어오게 된다며 어민들은 수많은 열차승객들을 상대로 고구마나 감자, 뜨거운 물을 팔아 생계를 유지한다고 그는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어민들이 바다에 나가 일하는 것보다 역에 정차한 열차승객들을 상대로 소소한 장사를 하는 게 벌이가 낫다고 말한다"며 "이것이 어찌 단순히 신포시 어민들만의 사정이겠느냐"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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