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대북 정보의 유입과 북한 당국의 통제에 관한 연구 보고 발표회가 1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렸습니다.
양희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미국 워싱턴의 존스홉킨스대학 국제대학원(SAIS) 산하 한미연구소(USKI)는 이날 미국의 언론조사연구업체 인터미디어(InterMedia)의 최신 대북 정보 유입 관련 연구 발표회를 개최했습니다.
이번 연구 보고서의 공동저자인 나타니엘 크렛쳔(Nathaniel Kretchun) 오픈테크놀로지펀드 부소장은 최근 수 년간 더 많은 북한 주민들이 다양한 정보와 기기에 접할 수 있게 되었다고 밝혔습니다.
크렛쳔 부소장: 접속성의 절충(Compromising Connectivity: Information Dynamics between the State and Society in a Digitizing North Korea)이라는 보고서 제목은 북한 주민이 손전화 등을 통해 디지털화된 정보와 기기에 접속이 가능해진 반면, 북한 당국의 감시나 추적으로 개인의 안전을 위협받는다는 두 가지를 다 의미합니다. 또한 당국이 손전화 등 일부 통신기기를 허용함으로써 주민들에게 일정부분 양보하고 있다는 뜻도 포함합니다.
크렛쳔 부소장은 2012년 발간된 북한의 언론 환경 변화에 관한 첫 연구집(A Quiet Opening: North Koreans in a Changing Media Environment)은 1990년 대 대기근으로 인한 장마당 등 '제2경제'의 대두로 철통 같은 정보 통제에 구멍이 뚫린 상황을 설명했다면, 이번 보고서는 이후 주민들이 접하는 정보의 내용이나 기기가 다양해지면서 새롭게 진화한 북한 당국의 정보 통제 기술을 조명한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당국은 수 백만 명의 북한 주민에게 손전화 사용 등 정보에 대한 접근을 허용한 대신 주민들의 통신 내용을 감시하면서 통제를 강화할 수 있다고 크레쳔 부소장은 설명했습니다.
크렛쳔 부소장: 주민들이 (단속에 걸리면) 뇌물을 주는 일이 만연하고, 단속에 필요한 자원이 매우 부족합니다. 전화기 외부기억장치인 SD카드를 빼 놓았다면 단속반에 전화기를 압수당해도 아무 정보도 없는 것이죠. 그러나 사용된 브라우저와 애플리케이션을 모두 기록하는 'TraceViewer'로 SD카드 없이도 손전화 사용 내역을 추적할 수 있는 것입니다.
보고서는 북한에 진화된 디지털정보가 유입되면서 네트워크와 통신기기, 인적 측면에서 검열(censorship), 감시(surveillance) 등이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조사했습니다. 대기근을 극복하기 위해 시작된 당국과 주민 간에 허용 가능한 사회적·경제적 행동에 대한 협상이 여전히 진행 중이며 북한 주민들은 자신과 가족의 보다 나은 미래를 위해 노력한다고 보고서는 밝혔습니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월터 샤프 전 주한미군 사령관은 북한 주민이 미래를 선택할 수 있도록 어떤 내용의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바람직한 지 미국, 한국, 중국 등이 논의해 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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