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이 인구 대비 자연재해 규모가 전 세계 10번째로 큰 나라라고 벨기에의 재난 관련 연구소가 집계했습니다.
김진국 기자가 보도합니다.
벨기에 루뱅대학 재난역학연구소(Centre for Research on the Epidemiology of Disasters)는 지난해 여름 홍수로 피해를 입은 북한 주민이 전체 인구의 약 13%로 세계에서 10번째로 인구 대비 피해 규모가 큰 나라라고 집계했습니다.
재난역학연구소가 유엔의 지원을 받아 최근 발표한 '2012년 재난 통계 분석 보고서(Annual Disaster Statistical Review 2012)'를 보면 북한은 자연재해 사망자가 주민 10만 명당 0.6명으로 전 세계 아홉 번째였습니다.
사모아가 10만 명당 사망자 6.4명으로 자연재해 사망 비율이 가장 높았고 필리핀, 피지, 아이티, 아프가니스탄, 페루, 리투아니아, 파푸아 뉴기니 등 전 세계에서 여덟 나라만이 북한보다 자연재해 사망 비율이 높았습니다.
북한의 전체 인구대비 재해의 피해를 입은 비율은 전 세계 열 번째입니다.
홍수를 비롯한 자연 재해로 피해를 입은 북한 주민이 전체 주민의 약 13%여서 아프리아 남부의 레소토를 비롯해 잠비아, 파라과이, 말리, 니제르, 모리타니, 차드, 부르키나파소, 필리핀에 이어 열 번째로 인구 대비 자연 재해 피해자가 많은 나라로 집계됐습니다.
재난역학연구소의 드바라티 구하사피르 연구원은 최근 25년 동안 북한에서 발생한 자연재해와 사고로 최소한 3천 여명이 사망했고 240억 달러 이상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고 20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보낸 전자우편을 통해 밝혔습니다.
북한 주민 610명이 목숨을 잃었던 2007년 홍수를 비롯해 지난 25년 동안 발생한 대규모 홍수 10건 중 5건이 2000년대 들어 발생했습니다.
북한이 국제기구에 신고한 자연재해 중 10명 이상 사망하거나 100명 이상에 피해를 준 재해는 모두 29건으로 홍수가 21건으로 가장 많았고 태풍 7건, 전염병 1건 순이었습니다.
지난 여름 북한의 홍수 피해 현장을 찾았던 유엔 산하 세계식량계획의 조사단도 북한이 홍수에 대한 복구 시설과 장비가 미흡하다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지난해 수해 피해를 입은 황해북도를 직접 방문한 세계식량계획의 조나단 두몬트 텔레비전 국장은 옥수수밭의 물빼기 작업을 하는 장면을 소개하며 배수 시설 부족으로 주민의 노력이 허사가 되기 일쑤라고 전했습니다.
조나단 두몬트 국장: 200여 명의 여성이 하루 5시간씩 밭의 물빼기 작업을 하고 있지만, 배수 시설 부족으로 여성들의 노력은 시간 낭비일 뿐입니다.
재난역학연구소의 구하사피르 연구원은 북한에서 특히 홍수 피해가 많은 이유는 농지 확장을 위해 산림을 심각하게 훼손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구하사피르 연구원은 북한이 1990년대 들어 식량난과 에너지난을 해소하기 위해 대규모 벌목을 단행했다면서 즉시 나무를 심어야 할 민둥산이 북한 전체 땅의 11%가 넘는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교통사고나 공장의 화재와 같은 인재로 목숨을 잃은 북한 주민은 최소한 750명이라고 재난역학연구소는 집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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