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의 사회주의 혈맹국인 쿠바의 전직 국가 지도자 사망과 관련해 북한의 조문단이 쿠바에 도착했지만 북한 대사관은 오가는 사람없이 조용한 평소의 모습이라고 현지 소식통이 전했습니다.
김진국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당국이 피델 카스트로 쿠바 전 국가평의회 의장의 사망에 이례적이라 할 만큼의 조의를 표하고 있지만 쿠바 현지에서는 북한을 다른 나라와 비슷한 수준으로 소개하고 있다고 전해집니다.
카스트로 전 의장의 사망 이후 북한 김정은 노동당 중앙위 위원장이 평양 주재 쿠바 대사관을 직접 방문해 조의를 표하고 30일까지 사흘동안 국가적인 애도기간을 지정했으며 최룡해 부위원장을 단장으로 하는 노동당 및 국가 조문 대표단을 쿠바에 파견했습니다.
쿠바의 수도 하바나의 한인회 관계자는 북한 조문단이 쿠바에 도착했다는 소식을 들었지만 북한 대사관은 평소와 다름없었다고 29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전했습니다.
쿠바 한인회 관계자: 북한 대사관의 문은 항상 굳게 닫혀 있기 때문에 담장 너머의 내부에서 무슨 일이 있을 지 알 수 없습니다. 북한의 2인자가 쿠바를 방문했지만 대사관은 여전히 조용했습니다.
북한이 국가 애도 기간을 선포하는 등 예전 사회주의 혈맹에 대한 극진한 예우를 하는 모습이지만 쿠바에서는 북한의 분위기가 거의 전달되지 않고 있다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습니다.
쿠바 한인회 관계자: 북한에서 3일간 애도 기간을 한다는 뉴스를 보기는 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이라고 해서 특별히 더 소개하고 그런 분위기는 없습니다.
쿠바인들은 조문을 위해 6시간 이상 줄을 서면서 사회주의 혁명의 상징이었던 인물을 담담하게 보내며 애도하고 있다고 현지 한인은 전했습니다.
쿠바 한인회 관계자: 쿠바에는 총 4개의 TV 방송이 있는데 모든 방송이 다 같은 내용으로 24시간 추모 방송하고 있습니다. 29일 낮 12시까지 일반 조문이 진행되고 같은 날 저녁 저녁 7시에 장례식이 열립니다. 하바나의 대부분 가게는 문을 닫은 상태로 많은 쿠바인들이 장례행사에 참여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한편 북한이 카스트로 전 의장의 사망에 이례적인 조의를 표하는 것과 관련해 미국 국가정보국(NSA) 동아시아 국가정보조정관 선임보좌관을 지낸 윌리엄 브라운 조지 타운대학 교수는 혈맹국가에 대한 조문외교로 국제적인 고립에서 탈피하기 위한 의도로 해석했습니다.
브라운 교수는 쿠바와 북한이 한때 사회주의를 추구하는 동지적 혈맹 관계를 유지했지만 쿠바가 개방을 선택하며 이념적 동질성이 사라졌다고 해석했습니다.
쿠바는 지난해 미국과 수교하며 실용주의 노선으로 선회했지만 북한은 여전히 핵무장을 고집하면서 고립을 자초하고 있기 때문에 쿠바와 북한이 완전히 다른 길을 가고 있음을 주목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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