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장거리 로켓을 발사의 성공을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영원불멸의 성과'로 선전하는 가운데 북한 주민은 오히려 원색적인 비난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13일 일본의 언론매체인 '아시아프레스'에 따르면 북한 지방도시의 주민은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로켓 발사를 지도자가 내세울 만한 업적으로 생각하지 않으며 김정은 제1위원장이 여전히 뚱뚱하고, 어린 나이에 할아버지 김일성 주석 흉내만 내는 철부지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특히 만성적인 식량난과 전력난, 식수난으로 고통받는 가운데 북한 주민의 생활은 전혀 나아진 것이 없는 것에 대해 불만이 크다는 겁니다.
'아시아프레스' 오사카 사무소의 이시마루 지로 대표의 설명입니다.
[Ishimaru Jiro] 북한 내에서 핵실험과 로켓 발사를 김정은의 큰 성과로 선전하고 있지만, 이것은 지난 4년 동안 내세울 만한 성과가 없다는 방증이거든요. (북한 주민은) 로켓과 핵실험을 인민의 지도자에 걸맞은 성과로 생각하지 않고 있고요, '생활 향상'과 '자유'가 중요하다는 것을 전제로 김정은 개인에 대한 비판과 야유가 많다고 느꼈습니다.
실제로 '아시아프레스'와 북한 주민과 나눈 대화 내용을 살펴보면 더 솔직한 생각을 엿볼 수 있습니다.
- 사람들이 거기에(생활이 나아지지 않은 것) 대해 불평․불만을 많이 해요?
[북한 주민] 속으로야 다 (불평)하지만 드러내 놓고 말을 못 하니까, 뭐라 하겠습니까? 말하면 잡아가고. 불만은 다 있습니다. 아는 사람들이나 가족끼리는 (불만을) 말하는데, 다른 사람들과 별로 말하지 않습니다.
- '장군님'에게 그런 말 해도 됩니까?
[북한 주민] 김정일 때도 그래요. 솔직히 말해 이제는 사람들이 항상 강성대국을 한다 해도 달라지는 게 없으니까..., 지금은 그냥 개인이 제 머리 굴려서 사니까, 이제는 국가 같은 것은 믿지도 않고, 조그만 게 (김정은) 솔직히 말해, 한다고 해도 뭐 달라진 게 하나도 없습니다. 더 조이고, 더 복잡하기나 했지.
또 북한 주민은 김정은 제1위원장의 어린 나이와 이에 어울리지 않는 행동에 대해서도 불만을 나타냈습니다. 나이 어린 지도자가 어른 흉내를 내고, 뚱뚱한 몸매와 부인인 리설주의 화려한 치장 등은 김 제1위원장에 대해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입니다. 특히 북한 주민은 김정은 제1위원장의 부인인 리설주의 사치스러운 의상과 액세서리 등에 대해서도 이미 알고 있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 장군님 욕을 한다면, 무엇 때문에 욕을 해요?
[북한 주민] 말하기 무서운데, 어쨌든 나이도 좀 어리지 않습니까. 82년생이라고 하는데, 우리는 그냥 84년생이라고 하고 있습니다. 또 에미네(리설주)를 매일 데리고 다니고 그러지 않습니까. 돈 가방이나 쥐고 다니고. 장군님 에미네 돈 가방이 비싸다는 말도 하고...
[북한 주민] 그런 것도 있고, 젊은 게 몸도 너무 나고(뚱뚱하고), 따라 한다고...
- 수령님(김일성)을 따라 한다고요?
[북한 주민] 네. 별로 안 좋아합니다.
그동안 김정은 제1위원장은 어린 지도자란 열등감을 극복하기 위해 할아버지인 김일성 주석을 따라 한 몸매와 머리 모양은 물론 나이 많은 간부들 앞에서 담배를 피우고 화를 내는 등 외모와 행동에 많은 신경을 쓰는 모습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이시마루 대표는 이를 바라본 북한 주민의 반응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고 지적합니다.
[Ishimaru Jiro] 할아버지인 김일성을 흉내 낸 스타일, 30대가 하기에는 이상한 머리 모양, 일부러 담배를 피우거나 간부들에게 지시하는 모습 등을 보면서 우리가 우습다고 생각했는데, '북한 사람들도 똑같이 느끼고 있구나'라는 것을 알게 됐어요. 나이보다 더 어른스럽게 보이려고 열심히 노력하는 것 같은데, 오히려 이상한 느낌을 주고 있거든요. 이를 본 북한 주민도 '이것은 너무 연출이 지나치다'라고 생각하고, 그 부분에 대한 반감이랄까요? 나이에 대한 비판적인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고 느꼈습니다.
이미 북한 주민 사이에서는 핵 실험과 인공위성이라 주장하는 장거리 로켓 발사에 대해 큰 관심을 두지 않고 있습니다. 자신의 생활에 전혀 관련이 없을 뿐만 아니라 "로켓을 쏠 돈이면 쌀 배급이나 제대로 줬으면 좋겠다"는 것이 북한 내부의 분위기이며 여전히 전력난과 고된 동원 활동 등으로 북한이 선전하는 위성 발사의 성공과 효과를 실감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시마루 대표는 북한 주민의 생활 개선에 힘쓰기보다 핵실험과 장거리 로켓 개발에 막대한 자원을 쏟아 붓는 김정은 제1위원장에 대한 평가가 더 나빠지고 있다고 덧붙이면서 한편으로 김정은 정권에 대해 쓴소리를 내뱉는 북한 주민의 모습에서 획일화되지 않은 개혁적인 생각을 엿볼 수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북 주민, 김정은에 “어린게…” 비아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