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치과의, 탈북자에 무료 치아이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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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탈북자들에게 무료로 치아 이식등 치과 진료를 하고 있는 한인 치과 의사가 있다고 합니다. 치아 상태가 엉망인 탈북자들에게 사랑의 손길을 내밀고 있는 치과 의사와, 이들을 위해 치아를 만든 치과 기공소 대표를 유지승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탈북자들은 힘겨운 탈북 과정을 거치며 몸은 망가지고 건강은 나빠졌습니다. 미국에 정착해 건강은 회복했지만 이가 아픈 것은 고쳐지지 않았습니다. 치과 진료가 비싼 것은 차치하고서라도 성한 이가 거의 없어 어디서부터 어떻게 치료를 해야 하는지 막막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탈북자들은 선뜻 치과에 가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이런 탈북자들에게 무료 치과 봉사를 하고 있는 봉사자들이 있습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남쪽 샌디에고에서 치과를 운영하고 있는 샘 리 치과의사 그리고 치아 대체물을 만드는 치과기공소의 정영동 사장입니다. 정영동 사장은 치과기공소 확장 공사를 하던 중 공사를 위해 사무실을 찾았던 탈북자와 인연이 닿았습니다.

정영동 치과기공소 사장: 연변에서 오신 분들인 줄 알고 중국에서 오셨냐고 여쭤봤더니 북한에서 왔다고 해서 이야기를 듣다 보니까 고생담을 많이 이야기 하더라고요.

치아 상태가 좋지 않은 것을 본 정사장은 선뜻 이들의 치아를 무료로 치료해 주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정 사장: 앞 치아가 없어서 웃지도 못하고 그런 상황이었고, 치아 상태가 너무 안 좋고 김치 먹어보는 것이 소원이라고 자꾸 그런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만드는 것은 해 드리겠습니다, 라고 말했습니다.

치아를 만드는 것은 하지만 이를 이식하고 치료하는 것은 치과 전문의가 해야 할 일입니다. 정사장은 친분이 있던 샘 리 치과의사에게 이 일을 상의했고, 샘 리 치과의는 흔쾌히 이들의 치료를 하겠다고 나선 것입니다.

치아를 만드는 일은 정영동 사장이 그리고 만든 이빨을 심고 치료하는 일은 샘 리 치과의가 맡았습니다.

샘 리 치과의: (멕시코에) 우리가 보건소를 만들었습니다. 기왕이면 가난하신 분들이랑 같이 공짜로 치료를 해 드리고 싶은데 이번에 북한 분들이 있다고 그래서 오시라고 했습니다.

샘 리는 탈북자들의 이를 처음 보고 깜짝 놀랐다고 합니다. 상한 이도 너무 많아 이런 치아 상태로 지금까지 버텨 왔다는 것이 가슴이 아팠습니다. 특히 영양상태가 좋지 않아 아래 위 이 8개를 모조리 뽑아야 하는 사람도 있는 등 탈북자들의 치아 상태는 최악이었다고 말했습니다.

샘 리: 탈북자 분들을 보고 마음이 많이 아팠습니다. 왜냐면 이가 오랫동안 빠져있는 상태를 볼 수 있었고, 이가 많이 썩고 아픈데도 치료를 못하고 오랫동안 참았더라고요.

치료를 받기로 한 탈북자들은 지난 1월부터 6개월 장기 치료를 받기 시작했으며 이제 6월이 지나면 새로운 이로 먹고 싶었던 고기도, 그리고 김치도 시원하게 씹어먹을 수 있게 돼 그저 감사한 마음뿐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