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실향민·탈북자 함께 망향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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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주의 로스앤젤레스에서 북한이 고향인 실향민들을 위한 망향제가 열렸습니다. 한국이 아닌 머나먼 이국 땅에서도 고향에 대한 그리움은 다 같았습니다. 이 자리에는 탈북자들도 함께 했습니다.

유지승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지난 주말 로스앤젤레스의 한 식당에서는 이북 5도민회 등이 주최한 망향제가 열렸습니다. 이날 로스앤젤레스에 거주하고 있는 200여명의 실향민들이 모여 고향을 그리는 마음으로 망향제를 지냈습니다.

이날 망향제에는 탈북자 10여명도 참여해 제를 올리고 고향에 두고 온 부모 형제를 떠올리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습니다.

시몬 이: 여기 온 분들은 다 실향민들이어서, 이 사람들의 슬픔이나 내 심적 슬픔이나 같습니다. 다 두고 온 고향 형제 자매들이 그립습니다. 이런 모임에 초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10여명의 탈북자들은 오래간 만에 망향제를 통해 모이게 되어 그간 안부를 묻느라 바빴습니다. 또한 이날 망향제에서 만난 사람들이 모두 가족 같고, 고향 선배들 같아 마음이 따뜻해진다고 전했습니다.

탈북한 지 15년을 훌쩍 넘긴 한 탈북자도 고향에 대한 그리움에 눈시울을 적시곤 했지만 이미 고향에 와 있는 느낌이라고 말합니다.

찰스 김: 고향 땅 어릴 적 소꿉친구들 부모 형제들 그리움이 가장 큽니다. 고향산천 향수가 그립습니다. 지금 기분 굉장히 좋죠. 고향 땅에 와서 연말을 보내는 것 같은 기분이에요.

망향제는 3시간 넘게 엄숙하게 치러졌습니다. 하지만 망향제를 마친 후에는 다양한 행사들로 서로 친목을 도모했고 선물들을 나누면서 분위기는 고조됐습니다. 또한 탈북자들에게는 미국 내 정착을 위해 사용하라는 격려금이 지급되기도 했습니다.

시몬 이: 앞날을 보며 이 좋은 미국땅에 와서 살아가는 게, 사람들과 어울리며 마음가짐이나 희망을 잃지 않아요.

이날 제1회 망향제를 마친 관계자들은 앞으로 더 많은 실향민들과 탈북자들을 초청해 망향제뿐 아니라 서로 활력소가 될 수 있는 모임을 자주 가질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로스앤젤레스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유지승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