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 북 세포등판용 가축 지원 ‘차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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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이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핵심 치적으로 내세우기 위해 추진중인 '세포등판' 축산기지조성 사업에 빨간불이 켜졌습니다. 애초 몽골에서 소와 양, 염소 등 가축 1만 마리를 무상으로 들여와 키울 계획이었지만 운송 문제로 아직까지 100여 마리 밖에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박정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이 지난 해 말 대형 화물 수송기를 직접 몽골에 보내 송아지 100 여 마리를 북한으로 운송했다고 몽골 언론이 최근 보도했습니다.

몽골 언론은 지난해 12월 29일 밤 몽골 동부 도르노드 지역의 처이발상 공항에서 가축을 실은 고려항공 소속 일류신 화물기가 평양으로 출발했다며 이같이 전했습니다.

북한으로 보내진 송아지는 생후 1~2년생으로 무상으로 제공됐으며 몽골 외교부와 식량농업부가 가축 구매와 검역 등 실무 작업을 맡았습니다.

북한도 당시 수의사를 직접 몽골에 보내 가축들이 항공기에 실리기 전에 꼼꼼히 검역작업을 마쳤습니다.

앞서 차히야 엘벡도르지 몽골 대통령은 2013년 10월 방북 때 소와 양, 염소 등 가축 1만 마리를 북한에 무상으로 제공하기로 약속했습니다.

북한이 김정은 제1비서의 주요 치적 중 하나로 내세우기 위해 강원도 세포군 일대에 조성중인 대규모 축산단지인 세포등판에서 기를 가축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몽골로부터 세포등판에서 기를 가축 1만 마리를 들여오려던 북한의 계획은 수송 문제로 어려움에 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사안에 밝은 미국의 외교 소식통들에 따르면 애초 몽골 정부는 가축을 확보하는 대로 트럭 등을 이용해 육로로 북한으로 운송할 계획이었습니다.

하지만 검토 결과 몽골에서 북한까지 수송 거리가 먼데다 도로 사정도 나빠 운송 도중 가축 절반이 폐사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와 이를 백지화했습니다.

이후 내륙국가로 바다에 접해있지 않은 몽골은 육로 운송 대신 화물 수송기를 띄워 가축을 수송키로 했지만 비싼 운송비 탓에 '배보다 배꼽이 큰' 상황에 처했습니다.

결국 몽골은 지난해 말 국제기구 측에 항공기를 이용한 가축 운송을 지원해줄 것을 요청했지만 아직 뚜렷한 해결책을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몽골 정부는 이번 1차 대북 가축 무상지원에 필요한 운송 비용은 몽골 외교부의 국제협력기금에서 충당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추가 운송에 필요한 예산이 확보되지 않았다고 밝혀 당분간 가축을 북한으로 실어보낼 계획이 없음을 내비쳤습니다.

몽골에서 가축을 들여오려던 북한의 계획이 비싼 운송료 탓에 차질을 빚으면서 세포등판 조성에도 빨간불이 켜진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