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북한이 유엔을 포함한 국제사회의 제재를 피하기 위해 무기 밀수에 이용되는 선박명과 선적을 계속 변경해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박정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해 5월 미사일을 포함한 북한제 무기를 싣고 버마로 향하던 것으로 의심받던 한 북한 선박이 미군 당국이 해군 구축함을 급파해 검색을 요구하자 결국 공해상에서 표류하다 회항했습니다.
이 의문의 북한 선박은 중미국가인 벨리즈 선적의 3천톤 급 라이트 호. 이 선박은 항해 직전인 2010년 북한 선적의 부연1호에서 급히 신분을 '세탁'했습니다. 유엔안전보장이사회로부터 강력한 제제를 받고 있는 북한이 국제사회의 감시를 피하기 위해서였습니다. 북한은 사건 직후인 2011년 7월 선박명을 빅토리 3호로, 선적을 시에라 리온으로 각각 재차 바꿨습니다.
스웨덴의 저명한 국제문제 연구소인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는 30일 펴낸, 선박을 통한 전세계 무기 밀매에 관한 최신 보고서에서 유엔 안보리 보고서를 인용해 북한이 국제 감시망을 피하기 위한 한 방편으로 자국 선박의 선명과 선적을 바꿔왔다고 지적했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05년 이후 선명과 선적 변경을 통해 운항중인 북한 선박은 20~25척에 이릅니다.
또 북한은 2009년 콩고민주공화국에 무기류를 밀매하려다 남아프리카 공화국 당국에 적발됐을 당시 최소 2척의 서방 화물선을 이용해 중국과 말레이지아 등에서 화물을 옮겨 싣는 방식으로 감시를 따돌리려 했습니다. 보고서는 이처럼 북한이 감시가 강화된 자국 선박이 아닌 외국 선박을 통한 환적으로 북한제 무기를 수출하거나 무기 개발에 이용 가능한 금수 물품을 수입하려는 경향이 최근 몇 년 새 뚜렷해졌다고 지적했습니다.
한편 보고서는 북한과 함께 국제사회로부터 가장 광범위한 제재를 받고 있는 이란의 경우 2008년 이후 자국 대형 선박 123척 중 90척의 선박명과 선적을 변경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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