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이 외화벌이를 위해 전액 출자해 캄보디아, 즉 캄보쟈 앙코르 와트 인근에 건설한 박물관이 관람객이 없어 관람료를 반값으로 깎아주는 등 긴급 자구책 마련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박정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2011년 7월 착공돼 4년여 공사 끝에 지난해 12월 초 문을 연 캄보디아 '앙코르 파노라마 박물관.'
북한의 만수대 창작사 소속 작가 63 명이 현지에 체류하면서 직접 박물관 건립을 주도했고 북한이 전액 출자한 건립 예산만 2천400만 달러에 이릅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북한은 박물관 개관 뒤 첫 10년 동안 투자금을 회수하고 이후10년 동안은 이익금을 캄보디아 측과 5대5 비율로 나눌 복안이었습니다.
하지만 북한이 새로운 외화획득원으로 야심차게 시도한 첫 해외 박물관 건립사업이 반 년도 안 돼 투자비는 커녕 운영비 회수조차 어려울 거란 예상이 나오고 있습니다.
외국인 20 달러 (파노라마 홀 15 달러, 3D 영화관 5 달러), 현지인 11 달러 (파노라마 홀 8 달러, 3D 연화관 3 달러)로 비교적 높게 책정된 입장료 탓에 관람객이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여기다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분위기 속에 앙코르 와트를 찾는 한국인 단체 관광객이 박물관 출입을 아예 끊은 게 직격탄이 됐다고 현지 여행사 관계자는 전했습니다.
이 때문에 박물관 측은 외국인 관광객 대신 현지인 집중 공략에 나선 상태.
박물관 측은 최근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현지인 입장료 반값 특별 할인'을 내걸었습니다.
개관 직후 현지 언론을 통해 2개월 한시적으로 맛보기식 입장료 50% 할인을 내걸었던 데서 후퇴한 겁니다.
또 훈 센 총리의 부인인 분 라니 훈 센 여사가 고위층 부인들과 함께 지난 달 10일 박물관을 방문한 소식을 대형 사진과 함께 홈페이지 첫 화면에 한 달 가까이 게재했습니다.
캄보디아 고위층을 중심으로 한 사교계에서 화제가 된 박물관이라는 인상을 심어주려 애쓴 걸로 보입니다.
캄보디아 씨엠립 한국여행사협회 박태풍 회장은 4일 RFA, 자유아시아방송에 파노라마 박물관뿐 아니라 인근 북한식당 2곳에도 한국인 관광객이 발길을 완전히 끊었다고 전했습니다.
북한이 연간 30만 명에 이르는 앙코르 와트의 한국인 관광객 중 일부만 유치해도 10년 이내에 박물관 투자금 회수가 가능하다고 판단했겠지만 착각이었다는 겁니다.
박 회장은 앙코르 와트를 오갈 때 살펴보곤 하는 데 외국인은 물론 현지인도 박물관을 거의 찾지 않는다고 덧붙였습니다.
다른 여행사 관계자도 앙코르 와트 하루 입장료가 20 달러인데 실물을 바로 곁에 두고 그림과 모형 관람에 10 달러 이상을 추가로 쓸 관광객이 거의 없다고 잘라 말했습니다.
현재 파노라마 박물관에는 미술품 관리를 위해 5명의 화가를 포함해20명의 북한 관계자들과 캄보디아 현지에서 채용된 직원 40명이 근무중입니다.
하지만 운영난에 개관 시간 중에도 전기를 아끼기 위해 실내등을 꺼두는 등 자구책 마련에 나선 상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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